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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전격 경질 배경]인사통한 개혁 채찍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부가 9일 김세옥 (金世鈺) 경찰청장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에 김광식 (金光植) 서울경찰청장을 내정한 것은 경찰 수뇌부의 교체를 통한 경찰개혁의 고삐를 당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최근 "사회 전반의 개혁추진에도 불구하고 교육계와 경찰조직이 가장 비개혁적" 이라고 질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비록 형식은 김세옥청장의 사의표명에 따른 교체이지만 사실상 문책성 경질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세옥 청장 자신도 이날 오후 김정길 (金正吉) 행정자치부장관의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경질 사실을 몰랐다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

후임 경찰총수에 경북 문경 출신의 김광식 청장을 내정한 것은 지역화합 인사와 개혁의 밑바탕으로서 청렴성이 고려됐다는 후문.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TK끌어안기' 의 일환이 아니냐고도 보고 있다.

경찰 간부에 대한 후속인사는 金장관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22~23일께 단행될 전망이다.

특히 金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연공서열을 탈피하고 부정.비리에 연루됐던 경찰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퇴출시킬 것" 이라고 밝혀 상당히 큰 폭의 물갈이 인사가 점쳐지고 있다.

경찰청 안팎에서는 치안감 5명.경무관 15명 정도가 옷을 벗거나 교체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후속인사에선 서울경찰청장에 이무영 (李茂永) 경찰대학장.이근명 (李根明) 경기경찰청장.이헌만 (李憲晩) 부산경찰청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나 지역균형과 개혁성으로 미뤄 李경찰대학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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