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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통합 예선, 그 뜨거운 용광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0면

'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예선 결승> 
○·후야오위 8단 ●·김지석 5단

제1보(1~11)=삼성화재배 통합 예선(8월 1~7일)은 펄펄 끓는 용광로와 같았다. 27명이 참가한 일본, 13명이 나선 대만은 결승에 단 한 명도 오르지 못한 채 전멸했다. 대신 아마추어 이원영이 무려 7연승을 거두고 프로의 떠오르는 샛별 한웅규 2단과 결승에서 마주 앉았다. 용광로 속에서 약자는 녹아버리고 강자는 더욱 강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예선 결승 15판 중 두 판이 집중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원영 대 한웅규 판이 그 하나고 다른 하나는 바로 이 판, 김지석 대 후야오위의 대결이었다.

구리, 후야오위, 쿵제는 중국에서 ‘삼총사’로 불렸다. 후야오위 8단은 최근 부진해 국가 시드를 받지 못했지만(삼성화재배는 타이틀 홀더만 시드를 받을 수 있다) 본래는 예선전에 나설 군번은 아니다. 김지석 5단은 만 20세가 된 올해 최고의 상승세다. 46승8패, 승률 85%로 전체 기사 중 최다승과 최고 승률을 기록 중이다. 그리고 지난 19일, 물가정보배에서 이창호 9단을 2대 0으로 완파하고 생애 첫 타이틀을 따냈다. 돌을 가려 김지석의 흑. 여자처럼 예쁜 용모와 달리 바둑은 전사처럼 투쟁적이다. 후야오위가 10으로 달렸을 때 김지석의 본색이 드러난다. ‘참고도’ 흑1로 받고 백2로 달리면 무난하지만 너무 밋밋해 김지석의 생리엔 맞지 않는다. 그는 11로 붙여 변화를 추구하고 나섰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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