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은 오늘날 사람들이 몸에 지니고 다니는 물질이 됐다. 휴대전화·노트북엔 리튬 전지가 필수다. 작고 가볍지만 성능은 최고다. 1970년대 이후 고급전지 시장을 휩쓸었다. 요즘엔 전기차에도 리튬 경쟁이 불붙었다. 전기차 경쟁은 사실 전지 경쟁이다. 대세는 리튬전지가 이미 장악했다. 전기차가 늘어날수록 리튬 사용량도 덩달아 급증할 수밖에 없다.
리튬은 나라의 운명을 바꾸고 있다. 볼리비아가 그렇다. 남미에서 가이아나 다음으로 가난한 이 나라는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540만t)을 보유하고 있다. ‘리튬의 사우디아라비아’다. 영화 ‘007 퀀텀 오브 솔라리스’의 촬영지인 우유니 소금 벌판이 바로 리튬의 보고다. 중국·일본이 이 소금 벌판에서 총성만 없는 리튬 전쟁을 벌이고 있다.
‘기계학적 리튬 혁명’은 우리 기업들의 명운도 바꾸고 있다. 미국 GM이 사운을 걸고 개발한 전기차 시보레 볼트에 들어간 전지는 LG화학 제품이다. 독일 BMW의 전기차도 삼성SDI와 보쉬의 합작사가 만드는 전지를 사용하기로 했다. 리튬전지가 한국 기업의 대박 상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정강섭 박사팀은 바닷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첨단기술을 개발했다. 리튬 가격이 조금만 더 오르면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고 한다.
2선 후퇴를 선언한 이상득 의원이 자원외교에 전념하겠다며 지난주 다녀온 곳도 볼리비아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리튬 사업은 꼭 한국과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하나의 리튬 대박을 기대해본다.
허귀식 경제부문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