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업종별 경기전망]반도체·석유화학·철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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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올해 우리나라 산업경기는 지난해의 '먹구름' 에서 일단 벗어날 전망이다.

외환위기 최악의 상태에서 벗어나고 국내외 경제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대부분 업종에서 내수.수출 모두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자동차.전자.반도체 등 주력 업종은 두자릿수 성장이 예상돼 올해 경기회복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계획이고, 저달러.저금리.저유가 등 '신3저 현상' 도 경기회복의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이같은 희망 섞인 전망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전체적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으나 큰 기대는 여전히 어렵다는 것. 삼성경제연구원 정문건 경제동향실장은 "지난해 67%에 머물렀던 전산업 평균가동률이 올해 70% 안팎으로 높아지겠지만 이는 예년의 불황기에 해당하는 수준" 이라고 지적했다.

*** 공급과잉 해소 수출 두자릿수 D램생산 32%증가

[반도체]지난 수년 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 성장세로 반전될 것이란 기대가 우세하다. 세계 D램시장의 공급과잉이 해소되는 추세라 수출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주요 민간 연구소들은 3년째 감소세를 보여온 반도체 수출이 올해 두자릿수 (12.7%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윈도 98' 의 보급과 펜티엄급 컴퓨터의 수요 증가도 긍정적인 요인. 특히 고속 및 초고속D램 분야의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 업체들의 D램 생산량이 전년대비 약 32% 정도 증가한 1백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체들의 수익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한국.일본.대만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지난 1년간 생산량을 조절해왔기 때문에 가격폭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가 상승곡선상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도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가 많아 지난해와 같은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말했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간 반도체 빅딜 (대기업간 사업교환) 도 변수다. 통합 시너지효과가 나올 경우 가격면에서 더 유리하겠지만 반대의 경우 수출에 지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연관산업 활황따른 내수 신장 기대

[석유화학]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지난해 업계의 감산 (減産) 합의가 이미 이뤄짐에 따라 올해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0.3% 줄어든 1천3백11만t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수출도 물량기준으로 7.3% 정도 줄어든 6백4만t에 그칠 전망으로 결코 밝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수요가 많고 경쟁력이 높은 합섬원료를 중심으로 수출이 다소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반면 합성수지와 합성고무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LG화학 관계자도 이와 관련, "국내업체들이 지나치게 중국시장에 의존하고 있어 수출구조가 매우 취약한 상태" 라며 "올해도 주요 업체들이 내수 부진을 수출로 만회할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수출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고 말했다.

특히 이같은 국내업체들의 움직임에 따라 중국 및 동남아지역의 수입규제에 나설 것으로 보여 수출 확대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 그러나 산업연구원은 다소 밝은 전망을 하고 있다.

완만한 경기회복에 따른 국내 연관산업의 수요증가로 내수가 4%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대와 삼성의 대산유화단지 통합회사와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어 이에따른 성패도 큰 변수로 남아 있다.

*** 선진국 수입규제로 불투명

[철강]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올해도 내수회복이 불투명하고 선진국의 수입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 그러나 주요 산업의 생산활동이 지난해보다 활발해지고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의 사회간접투자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일반기계 등 주요 철강수요 산업 회복으로 최악의 상태까지는 안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따라 내수는 0.9% 정도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철강 수출은 전년대비 4.2%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 비관적인 민간연구소들은 철강 수출이 지난해 크게 늘어났던 것과는 반대로 올해는 무려 13.6%나 크게 줄어든 1천5백만t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수출물량 보다 금액기준의 감소폭이 더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철강시황의 약세로 철강재 가격의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철강수출을 금액기준으로 본다면 지난해보다 16%나 감소한 67억달러에 불과할 전망이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미국.유럽연합 (EU) 뿐만 아니라 필리핀.대만 등 아시아지역 국가들까지 수입규제 압력을 높이고 있어 수출전망이 결코 밝지 않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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