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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선정 해외 10대 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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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클린턴 性추문…끝내 탄핵 수모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백악관 인턴 여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으로 12월 19일 미 역사상 두번째로 대통령 재직중 하원에서 탄핵이 가결되는 수모를 겪었다.

클린턴은 연방 대배심 위증 및 사법방해 등 두가지 혐의로 상원 탄핵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클린턴은 95년 6월 이후 대통령 집무실 부근의 서재 등에서 10여차례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가졌다.

지난 1월 성추문이 워싱턴 포스트 등 미 언론에 폭로되기 시작되면서 전세계에 충격을 던졌다.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팀은 증거자료를 들이대며 연방 대배심에서 증언하지 않으면 위증죄로 기소하겠다고 르윈스키를 위협했고 르윈스키는 지난 8월 6일 대배심에 출석, 성관계를 시인했다.

클린턴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미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 는 입장이다.

▶이라크공습 …각국 평가 엇갈려

미국과 영국은 지난 17일 유엔특별사찰단 (UNSCOM) 의 무기사찰에 협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라크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공습에선 해군함정에서 발사된 토마호크 미사일 3백25기와 B52 전폭기에서 발사된 미사일 90기 등 모두 4백여기 이상의 미사일이 사용됐다.

총 공격시간은 70여시간. 그러나 공습이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미 하원의 탄핵절차 심의를 앞둔 시점에 이뤄져 '위기 돌파용' 이란 의혹이 증폭됐다.

게다가 이라크의 군사력이 무력화되지도 않았고 오히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대 (對) 이라크 경제제재 해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명분만 줬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은 러시아.중국 등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아시아 경제위기 전세계 휘청

아시아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는 98년 한햇동안 러시아와 중남미로 확산되며 30년대 대공황이 다시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자아냈다.

8월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지불유예) 선언과 루블화 평가절하는 전세계 경제에 충격을 가져왔다.

물물교환의 성행, 지방정부의 연쇄 파산 등 러시아 내부의 혼란은 물론이고 신흥 국가에 투입됐던 투기자금들의 이탈을 불러왔다.

이는 바로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들의 재정난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브라질은 11월 국제통화기금 (IMF) 으로부터 4백2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기에 이르렀다.

또 유가 (油價) 폭락으로 산유국들의 재정난도 심화됐다.

▶엘니뇨.라니냐…곳곳서 기상이변

올 한해 지구촌은 엘니뇨.라니냐 등의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자연 재앙을 겪었다.

10월말 카리브해 연안을 덮친 허리케인 '미치' 로 인해 온두라스.니카라과에서만 1만8천여명의 사상자가 생겼다.

7월초 파푸아뉴기니 북부해안 지역에선 해일이 7개 마을을 강타, 마을 주민 1만여명 가운데 8천여명이 떼죽음당했다.

중국 양쯔 (揚子) 강의 홍수도 3천7백여명의 사망자와 2억2천여명의 이재민을 냈다.

방글라데시 역시 금세기 최악의 홍수를 겪어 국토의 3분의2가 물에 잠겼다.

인도에선 섭씨 51도까지 치솟은 살인적 더위로 3천여명이 사망했다.

멕시코는 산불로 전체 면적의 절반이 불에 타는 피해를 보았다.

▶印尼 '국민의 힘'…수하르토 하야

지난 32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학생들과 야당의 거센 민주화 요구에 밀려 5월 21일 전격 사임했다.

그동안 수하르토의 최대 후원자였던 미국이 등을 돌린 것도 그가 심복이던 하비비 부통령에게 권력을 넘기게 된 한 요인이었다.

이후 하비비 대통령이 일부 정치.경제 개혁을 실시했으나 야당과 학생들은 '수하르토의 꼭두각시' 라며 하비비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다급해진 하비비 정부는 정권 안정을 위해 '수하르토 단죄' 라는 카드를 뽑아들었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한 상태다.

경제는 좀처럼 회생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2억 국민들은 경제위기로 인해 식량난을 겪고 있다.

▶獨 슈뢰더 집권…유럽 '제3의 길'로

게르하르트 슈뢰더가 이끈 독일의 사민당이 9월 27일 총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유럽의 큰 흐름이 좌파로 재편성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또 녹색당이 연정 파트너로 참여해 환경정책이 채택될 발판을 마련했다.

97년 영국과 프랑스 총선에서 토니 블레어의 노동당과 리오넬 조스팽의 사회당이 몰고온 '좌파 바람' 은 올해 네덜란드.덴마크로 이어졌고 마침내 독일까지 함락시킨 것이다.

현재 유럽연합 (EU) 15개국중 좌파 정당이 단독 또는 연립형태로 정권을 잡고 있는 나라는 스페인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13개국. 좌파 정당들은 국민들의 변화욕구를 시장경제 원칙과 사회적 책임을 결합한 '제3의 길' 로 수용하고 있다.

▶인도.파키스탄 核실험 맞대결

지난 3월 출범한 인도 인민당 (BJP) 의 바지파이 정권은 취약한 연립정권의 강화를 위해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지하 핵실험을 5월 11일 전격 실시했다.

이에 맞서 파키스탄도 경제제재 등 핵실험이 불러올 파장을 우려한 재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같은달 28일과 30일 핵실험을 단행했다.

이후 양국은 핵실험의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미국.일본 등 국제사회는 차관제공 중단, 경제개발 원조 유보 등 제재 조치를 취했다.

인도는 경제제재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연립정권내에 분열이 생기는 등 정치 불안이 가중됐고 대외 의존도가 높은 파키스탄의 경우 사실상 모라토리엄에 직면해 있다.

▶국경을 넘어선 피노체트 단죄

칠레의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83)에게 98년은 생애 최악의 해였다.

그는 73년부터 90년까지 대통령 재임중 저지른 대량학살 등 반인륜범죄 혐의로 10월 16일 영국 런던의 한 병원에서 전격 체포됐다.

이에 대해 런던고등법원은 그의 면책특권을 인정, 체포가 불법이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영국 상원재판부는 면책특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고법의 결정을 뒤엎었다.

이후 상원은 재판관중 한명이 국제사면위원회 기금모금 활동에 간여한 사실이 드러나자 결정과정에 편견이 작용했을 수 있다며 재심을 명령, 결국 그의 운명은 내년 1월 열릴 재심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피노체트 체포는 반인륜범죄를 국제사회가 단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비아그라 돌풍…지구촌 '性혁명'

올 한해 전세계 남성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단어중 하나가 남성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다.

미국의 파이저사가 개발한 비아그라는 미국에서만 3천만명으로 추산되는 '고개숙인 남성들' 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되찾아 주면서 전세계적으로 8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열풍을 일으켰다.

비아그라를 발명한 시몬 캠벨은 자신의 공적을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와 맞먹는 것이라 자랑했고 개발원리를 제공한 3명의 생리학자는 노벨상을 받았다.

40년전 피임약의 등장 이후 최대의 성혁명이라는 평가를 받는 비아그라 열풍은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판매를 앞두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북아일랜드 '30년 유혈분쟁 '종식

4월 10일 체결된 '북아일랜드 평화협정' 은 베를린 장벽 붕괴와 맞먹는 엄청난 일로 평가받았다.

신.구교 정파가 협상 타결시한인 4월 9일 자정을 넘기면서 극적으로 이끌어낸 이 평화안으로 30년간 3천4백명의 희생자를 낸 북아일랜드 유혈분쟁이 막을 내리게 됐다.

영국 출신 신교도들이 구교도들을 제치고 북아일랜드의 정치.경제력을 장악해오자 양측은 수백년간 갈등을 빚어왔다.

영국이 후원자인 신교도들은 구교도들의 영국 귀속을 강요했고 구교도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끊임없는 무력분쟁이 되풀이됐던 것이다.

이 공로로 북아일랜드 얼스터당 당수 데이비드 트림블과 사회민주노동당 당수 존 흄은 올해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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