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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팀, 감독 자주 바꿀수록 성적 ‘뚝’

중앙일보

입력

축구팀 감독을 자주 바꾸면 일시적으로는 ‘반짝’효과가 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성적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팀들의 감독 교체 빈도와 리그 성적을 비교한 연구 조사 결과다.

영국 노팅엄대 매트 휴즈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감독 교체와 축구팀 성적의 상관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1992~2004년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들의 성적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감독이 자주 바뀌면 일시적으로 성적이 좋아지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하향 곡선을 그리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한 감독이 오래 사령탑을 맡으면서 팀의 장점과 약점, 가능성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질수록 장기적 성과가 좋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이 장기 집권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대표적인 감독으로 손꼽힌다. 그는 1986년 맨유 지휘봉을 넘겨 받아 23년째 팀을 이끌고 있다. 또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도 13년째 감독을 맡고 있다.

감독을 자주 바꾸는 것은 ‘악순환 이론’과 잘 맞아떨어진다. 새 감독이 부임해 팀 스타일을 바꾸고 자신이 좋아하는 전략을 제시하면 선수들이 충격을 받으면서 적응을 잘 하지 못해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착시 효과도 있다. 감독을 바꾸면 팀원들은 ‘팀 기량이 향상됐다’는 믿음을 가지면서 단기적으로 성적이 좋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고질적인 약점이나 전략상 문제가 노출되면 종전의 실수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프리미어리그의 감독 임기는 평균 1.38년이다. 2002년의 3.12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미국 회계 전문업체 딜로이트의 계산에 따르면, 감독 교체 시기가 3.12년에서 1.38년으로 줄어들면 14조원 가량의 추가 손실이 발생한다. 감독을 자주 바꾸면 예산 부담도 커진다. 감독을 자주 바꿀수록 새 감독이 팀의 체질 개선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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