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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소비자들 통신요금 비싸 전자상거래 외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무서운 속도로 기존 상거래 체계를 바꾸고 있는 전자상거래가 보수적인 유럽 소비자들 앞에서만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 최근호는 지난해 유럽 전체의 전자상거래 규모가 9천6백만달러에 머물러 미국의 2백60억달러에 비해 0.37%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유럽에서 전자상거래가 가장 발전했다는 영국의 경우 지난해 소매매출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0.07%에 불과했다. 기업들도 유럽 소비자들의 냉담한 반응에 두손을 들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온라인 쇼핑붐을 일으키기 위해 각국에서 1백30여개 기업이 참가해 3개월간의 집중판매 행사를 열었지만 주문량은 350건에 그쳤다. 이 마저도 10%는 행사관련자가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자상거래가 유럽에서 벽에 부딪치고 있는 이유는 우선 유럽의 비싼 통신료를 들 수 있다. 지난달에는 독일 네티즌들이 통신료 인하를 요구하면서 사이트 접속을 막거나 인터넷 사용을 중단하는 인터넷 파업을 벌이기까지 했다.

독일의 시간당 통신료는 3달러 (약 3천6백원).

또 주식을 소유한 개인 투자자가 적은 탓에 최근 미국에서 전자상거래 붐을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주식거래가 유럽에서는 미미하다. 미국에 비해 낮은 신용카드 사용률, 70~80%가 영어로 작성된 사이트 등도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터넷 관련 컨설팅업체인 쥬피터는 앞으로 유럽에서는 전자상거래는 일반 시중보다 확실하게 낮은 가격에 넓은 선택폭을 제공하는 항공권.책.소프트웨어.음반의 4분야로 국한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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