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자위행위 대처법]운동등 다른쪽에 관심 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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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부모를 당황케 하는 자녀 행동 중 하나가 자위행위다. 생후 20개월로 기저귀를 차는 유아도 다리를 모으고 쭉 뻗는 행위를 반복하며 자위를 한다.

서울대의대 소아정신과 조수철교수는 "유아기 자위행위는 사춘기 이후 자위행위와 달리 일종의 놀이이며 장난감을 주거나 같이 놀아주면 곧 자위행위를 그만둔다" 고 말한다.

의학적으로 아이가 남.녀 간 성을 구별하는 시기는 만4세. 이보다 어린 나이에서는 성 구별이 안돼 여자아이가 "커서 아빠가 될래" 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네 돌 이전의 아이는 자위행위로 성적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며 '만지니까 재미있더라' 는 정도.

만4세~초등2년 까진 남녀를 구별하기는 하나 성에 대해선 모르는 시기. 따라서 이 무렵 자위행위도 유아기의 놀이단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이에게 성교육이 필요한 것도 이 시기.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 일러두는 것이 좋다.

3학년~사춘기 (여자 아이는 초경, 남자아이는 몸속에서 정자가 생성될 때) 엔 '치마 들치기' 등 성적놀이를 하는 시기이나 성욕 때문에 자위행위를 하지는 않는다.

자위행위는 대개 남자아이는 엎드린 채 몸을 움직인다든지 여자아이는 소파 모서리 등에 마찰을 하는 것으로 직접 손으로 성기를 자극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이시기에도 먼저 아이가 재미있게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아이에게 자위행위는 부모가 원치않는 행동임을 부드럽고 분명하게 말해주도록 한다.

가장 난감한 시기는 사춘기 때. 성의학자 설현욱 박사는 "어느 정도 성충동을 자제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고 조언한다. 실제로 유태인들처럼 사춘기 성충동을 독서.음악이나 미술 등 창조적인 교육활동으로 승화시킨 집단이 성충동을 방치하는 집단에 비해 아이의 자긍심.부모의 기대가 높아져 더욱 발전한다는 것.

운동도 청소년기 성충동을 자제하도록 도와주는 좋은 수단. 통계적으로 성적발달이 끝나는 중학 졸업 시기가 되면 여학생은 75%, 남학생은 98%가 자위행위를 경험한다.

즉 억압되더라도 생리적으로 '몽정' 등을 경험, 성욕이 배출되는 것. 설박사는 " '자위행위 하는 아들에게 휴지를 갖다주라' 는 식의 성교육은 행위를 조장하는 것이 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고 못박고 "성은 개인차가 있는데다 자위행위는 부모 몰래 하게 마련이므로 스스로 조절하도록 놔두는 것이 좋다" 고 들려준다.

단 자위행위로 성병.불임 등의 오해와 심한 죄책감에 빠지지 않도록 정확한 성 지식을 알려주도록 한다.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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