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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의심환자도 검사없이 타미플루 투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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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질병관리본부 이종구 본부장은 “폐렴 합병증 우려가 높은 고위험군이 발열·기침 등 신종 플루 증세를 보이면 검사 없이 곧바로 타미플루를 투약할 것”이라며 “부작용이나 내성이 우려되지만 확산을 막는 게 급해 방침을 바꿨다”고 말했다.

고위험군이란 ▶65세 이상 고령자 ▶폐질환·만성 심혈관 질환·당뇨·신장질환·만성 간질환·악성 종양·에이즈 환자 등 만성질환자 ▶임신부▶59개월 이하 영유아를 말한다. 또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폐렴 증세를 보이거나, 급성 열성호흡기 질환(고열이 나면서 기침·콧물·인후통 등의 증세)으로 입원한 환자에게 타미플루를 조기에 투약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유행에 대비해 타미플루를 아껴두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21일부터 가급적 조기에 많이 사용하고, 계속 구매해 비축분을 지금(530만 명분)의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전체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지금은 전국 시·군·구 보건소에 24만 명분의 타미플루가 보급돼 있다. 정부는 21일 거점치료기관 455개와 거점약국 522개를 지정한 뒤 곧바로 타미플루를 배포할 방침이다. 신종 플루가 의심되는 환자는 거점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타미플루를 직접 받거나, 일반 의료기관에서 처방전을 받아 거점약국에서 약을 탈 수 있다. 약값은 무료지만 진료비는 내야 한다. 거점치료기관 명단은 21일 공개된다.

이 본부장은 “신종 플루 환자를 격리하지 않기 때문에 검사가 별 의미가 없다”며 “불안하다고 무조건 검사를 받기보다는 차라리 의료기관에 가서 타미플루 처방을 받으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플루 사망자가 나온 뒤 검사 받으려는 사람들이 보건소에 몰리자 정부는 민간 의료기관에서 분산 검사하기로 했다가 이틀 만에 방침을 바꿔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한편 20일 하루에 97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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