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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이라크 공습]안보리 긴급회의 지상중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라크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16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그대로 투영됐다.

15개 안보리 이사국 대표 전원과 당사자인 이라크 대표가 이날 자정까지 벌인 공방은 비난과 옹호 두가지로 확연히 갈렸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공격행위가 부당하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들은 우선 미국의 군사행동이 안보리와 사전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단행됐다는 점, 안보리 산하기구인 유엔 특별사찰단이 안보리 승인없이 사찰 요원을 철수시키는 등 미국의 입김에 좌우되고 있다는 점 등을 집중 성토했다.

친화쑨 (秦華孫)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구실도 찾을 수 없다" 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같은 요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대사는 "이번 위기는 미국이 '인위적으로' 조장한 것" 이라며 이라크 공격이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내 사정의 탈출용으로 악용됐음을 비난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도 미.영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 분개하고 있으며 즉각적인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고 러시아 통신들이 17일 크렘린궁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기존 안보리 결의내용에 따라 필요할 경우 이라크를 무력공격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맞섰다.

피터 벌리 미국 유엔 대리대사는 "무기사찰에 대한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군사행동을 취하겠다는 경고가 이미 수차례에 걸쳐 내려진 바 있다" 며 이라크측 귀책사유를 강조했다.

프랑스와 10개 비상임 이사국들은 '문제는 있지만 현실로 받아들인다' 는 태도였다.

이들의 발언은 대체로 이라크의 무기사찰에 대한 비협조적 태도와 미국의 일방적 군사행동을 싸잡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한편 일본 정부는 17일 미.영의 이라크 공격과 관련해 노나카 히로무 (野中廣務) 관방장관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양국의 행동을 지지한다" 는 성명을 발표했다.

뉴욕.도쿄 = 김동균.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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