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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관심있는 기사 소재로 일기 쓰면 문장력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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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 류순희 (본지 NIE 연구위원)

대구의 한 공공기관에서 여는 자녀의 독서 및 글쓰기 지도 강좌를 맡아 강의하고 있다. 그 과정엔 신문을 활용한 독서 방법이 들어 있다.

신문 읽기는 넓은 의미에서 독해력을 키워주는 독서 활동의 한 가지다. 그래서 틈만 나면 수강생들에게 신문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신문을 제대로 읽을 줄 안다면 자녀 지도뿐 아니라 자신의 훌륭한 평생 학습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신문엔 생활에 필요한 정제된 정보와 가치있는 정보에 접근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문을 제대로 읽어내려면 신문을 이해해야 한다. 신문의 제작과정을 알면 정보가 어떻게 생성되고 또 왜곡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줄 아는 눈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다음 단계는 자녀 지도로 넘어간다.

나는 중학교 2년 딸아이에게 초등학교 4년 때부터 TV 뉴스 시청을 시켰다. 그리고 뉴스 가운데 관심이 가는 내용을 신문에서 찾아 그걸 소재로 일기를 쓰게 했다.

대개 한줄로 쓰고 마는 날씨 난도 최대한 활용해 관찰력과 문장력을 기를 수 있게 지도했다.

예컨대 "아침에는 무덥고 맑았는데 점심 때는 비가 내렸다. 방과 후 집에 갈 무렵 비는 그쳤으나 바람이 몹시 불었다"는 식으로 하루에도 몇 차례 변하는 날씨를 문장으로 나타냈다.

그런 다음 글감이 된 기사를 오려 일기장에 붙이게 했다. 그리고 기사 내용을 요약한 뒤 느낀 점을 적거나 만화로 그리도록 했다. 기사 내용 가운데 모르는 단어는 사전에서 찾아 익힌다. 기사에 등장하는 주인공에게 편지글을 쓰거나 스스로 취재기자가 돼 주인공을 인터뷰해 글 쓰는 방법도 동원했다.

이렇게 꾸준히 신문과 친해지게 해보니 딸아이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중학생이 되면서 아침에 눈만 뜨면 신문을 찾고, 심지어 시험기간에도 빼놓지 않았다. 그리고 신문에 나오는 어지간한 베스트셀러는 거의 독파했다. 다행히 학업성적도 나쁘지 않다.

"신문을 꾸준히 읽으며 변한 것 중 하나가 책 읽는 습관이죠. 책을 소개하는 기사를 보면 사보게 되더라구요."

딸아이의 말이 다른 학부모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류순희 (본지 NIE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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