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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EBS등 의학프로 '문턱' 낮추니 인기끄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당신은 의사와 차분히 상담을 해본 적이 있는가.

건강이나 질병에 관해 상세한 설명을 들은 기억이 있는가.

"그렇다" 고 대답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간혹 아파서 병원을 찾아도 주사 맞고, 검사 받고, 약만 타면 끝인 경우가 대부분이 아닐까. 지난 가을 개편에 신설된 두 개의 건강.의학 프로 EBS '건강클리닉' (목 밤9시45분) 과 MBC 'TV 메디컬센터' (일 오전6시) 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출발한다.

건강이라는 것이 현대인의 가장 큰 관심사임에도 우리 사회는 지금껏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하는데 인색하다는 아쉬움이다.

"쉽고 재미있게 의학 상식을 제공한다" 는 공통목표를 갖고 있는 두 프로. 문턱 높은 것으로 유명한 한국 의료계를 생활 속으로 끌어내리며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접근방식은 조금 다르다.

'건강클리닉' 은 주제별 접근이 돋보인다.

가령 '헬리코박터' (17일 방영 예정) 편을 보자. 엄마나 할머니가 아이에게 음식을 씹어 먹이거나, 여러 명이 같은 그릇의 국을 떠먹으면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우려된다는 실용정보와 함께 위궤양.위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제시하는데 비중을 둔다.

진행자인 홍혜걸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서울의대 졸) 는 "나무보단 숲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며 "구체적인 치료법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고 말한다. 반면 'TV 메디컬센터' 는 하나의 질환을 상세히 소개하는 방식이다.

진행을 맡고 있는 황세희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서울의대 졸) 의 설명. "의사마다 질병에 대한 견해가 다릅니다.

심장병의 경우 내과의사는 약물치료를, 외과의사는 조기수술을 권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과.정형외과.신경외과.재활의학과.산부인과에서 진료하는 요통은 더욱 복잡하죠. 대개 한 사람의 의사만 접하게 되는 일반인들에게 학계의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려 합니다. " 두 진행자는 건강프로의 한계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얘기한다.

"TV 속성상 어떤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실제로는 환자의 상태, 의사의 집도 능력 등 상당히 많은 변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프로는 예방차원에 중점을 두고 시청해야지, 제시된 치료법을 맹신하면 곤란합니다. "

특히 매스컴을 자신의 병원이나 학문적 입장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의사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충고다.

때문에 황기자는 "견해가 다른 두 명을 초대하는 게 원칙" 이라며 "방송에 미숙해도 해당분야 권위자를 우선적으로 모신다 " 고 밝혔다.

홍기자는 "한방과 대체의학의 소개도 필요하다고 본다" 고 말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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