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우수 교사엔 연구년 능력 떨어지면 집중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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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교육과학기술부 안병만 장관이 “내년 전면 실시 예정인 교원평가에서 우수 교사는 연구년(안식년) 인센티브를, 능력이 부족한 교사는 일정기간 집중연수를 실시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안 장관이 ‘교원 상벌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안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이원희 한국교총 회장과 간담회를 하고 “우수 교원에게는 심화연수 기회를 주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교원에게는 장기연수를 시키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장관은 “공교육 정상화의 첫걸음이 교원평가제”라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평가제 법제화와 상관없이 내년 3월 전면 실시 방침에도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원이 거울을 비추듯 자기를 평가해 보고 자기 강의를 반추해 보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잘하는 분은 더 잘하도록 지원하고, 부족한 분은 일정 기간 연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최근 “전국 1만1000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한 교원평가에서 상·하위 0.1%를 차등하겠다”며 교단 대수술을 예고했었다. 상위 0.1%의 400명은 1년간 안식년을 주고, 하위 0.1%인 부적격 400명은 최장 1년간 교단에서 퇴출해 연수를 시킨다는 내용이다.

‘연수를 통한 상벌제’는 법제화와 관계없이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 가능하다. 교과부 나향욱 교직발전기획과장은 “연구년은 교육공무원법의 ‘특별연수’의 근거로 당장이라도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이라며 “연간 연수 대상자와 선발 방식에 대한 안은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6월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관련 안을 만들었으며, 이달 말 시·도별 공청회를 통해 다음 달 중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교총 이 회장은 “교원평가는 교원 전문성 향상을 위한 것이므로 인사·보수와 연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학습연구년제 조기 도입 ▶교원 잡무 경감 ▶근무성적 평정점수 반영 기간(10년) 단축 등을 건의했다. 이 회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교육력이 부족한 교사에게 기회를 주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매우 무서운 내용을 담은 안이라 현장의 의견을 더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12일 “전국 18만 명의 회원을 둔 교총은 교원평가제를 전면 수용하겠다”고 밝혔었다.

교과부는 교원평가제에 반대하는 전교조와도 만나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교원평가제에 반대하는 대신 근무평정제도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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