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무릎 재활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6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사람에게 ‘무릎 꺾기’는 끔찍한 경험이다.

지금까지 무릎 꺾기는 인공관절 수술 후 관절 가동 범위를 높이기 위해 반드시 받아야 하는 통과의례로 여겨졌다.

하지만 환자에게 고통을 주면서 통상적으로 시행해 온 무릎 꺾기가 실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선 객관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슬관절팀(김태균·장종범 교수)은 양측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50명에게 수술 후 무릎 꺾기 운동 효과를 측정했다. 한쪽 무릎은 물리치료사에 의한 무릎 꺾기 운동을 시행하고, 반대쪽은 환자 스스로 관절운동을 하도록 교육한 뒤 6개월간 추적 관찰한 것이다. 조사는 환자의 객관적인 관절 운동범위와 기능 회복 정도를 1주, 2주, 3개월, 6개월 단위로 측정했고, 환자들 스스로 어느 쪽 치료 만족도가 높은지 조사했다.

그 결과, 양쪽 무릎의 운동 가동성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릎 꺾기 운동을 한 쪽과 환자 스스로 운동을 한 반대쪽 무릎 간의 관절 운동 범위, 기능 점수 모두에서 차이가 없었다.

환자들의 최종 운동 각도는 무릎 꺾기 시행 여부와 상관없이 양쪽 무릎에서 모두 평균 130도 이상의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 굳이 환자들은 고통을 받으며 무릎 꺾기 운동을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김태균 교수는 “과거에는 수술 후 90도만 무릎을 구부리면 대단한 성공으로 여겼지만 인공관절 치환술과 수술 기법이 발달하면서 관절 운동 범위가 커졌다”며 “앞으로는 환자가 수술 후 일상생활에 더 빨리 복귀할 수 있는 능동적·기능적 재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유럽슬관절 및 스포츠학회 학술지인 ‘KSSTA’에 게재됐다.

고종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