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2월1일 세계 에이즈의날 국내 감염자 4년새 2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12월 1일은 유엔이 정한 제11회 '세계 에이즈의 날' .현대판 흑사병으로 불리는 에이즈는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3천3백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해 1천3백90만명이 숨졌다.

세계 에이즈의 날을 계기로 국내외 현황과 치료법 개발상황을 알아본다.

국내 에이즈 감염자는 9월말 현재 모두 8백44명으로 4년전인 94년의 4백13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지난 85년 처음으로 국내 감염자가 발견된 뒤 87년까지는 해마다 1~22명, 88~94년엔 22~90명씩 발생하다 95년부터 매년 1백명 이상씩 새 감염자가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감염자 가운데 환자로 발전해 숨진 1백25명을 포함, 1백8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이즈 감염 경로는 성접촉에 의한 경우가 7백46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혈 21건.혈액제제 17건.수직감염 1건 등의 순서. 연령별로는 30대가 3백1명, 20대가 2백87명, 40대가 1백49명 이외에 10대 26명, 60대 이상 19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우자로부터 에이즈를 옮은 부부감염자가 1백명 (50쌍)에 이르고 감염자 10명중 4명은 사무직.상업, 자영업자.근로자, 기능인.주부.학생 등 에이즈 위험군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로 밝혀지는 등 감염 대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공식 집계되지 않은 감염자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즈퇴치연맹 권관우 (權寬佑) 사무총장은 "국내 에이즈 감염자는 복지부 공식집계보다 4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나 숨은 감염자를 찾기는 극히 어렵다" 며 "에이즈 검사.치료를 위해 일본.태국 등을 찾는 사람도 매년 수십명" 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에이즈 감염자가 늘고 있으나 정부의 대책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된 金모 (24) 씨가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30여명과 동성연애를 한 사실이 드러났고 최근엔 李모 (23) 씨가 에이즈 감염을 숨긴 채 호스트바에서 접대부 생활을 해오다 적발됐다.

95년엔 고교생 에이즈 감염자 4명이 발견되기도 했다.

92년에는 수혈로 에이즈에 감염된 李모 (21) 씨가 비관자살을 했고 그해 역시 수혈로 에이즈에 감염된 정모 (61) 씨 부부가 잇따라 자살해 큰 충격을 주었다.

한편 건국대 조명환 교수는 "지난 5월 중국방문때 한 에이즈 전문가로부터 북한에도 1백50명 정도의 에이즈 감염자가 있으며 중국적십자사에 에이즈 관련 문의를 자주 해온다는 말을 들었다" 고 전했다.

박태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