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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강민수교수 '제주말 (馬) 연구' 출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동물도 자원입니다. 제주에는 조랑말만한 자원이 없어요 - ."

제주대 동물과학연구소장 강민수 (康珉秀.47) 교수의 연구실은 산더미같은 자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책.메모.논문들마다 주제는 하나. 말 (馬) 이다.

그만큼 그는 '말' 교수로 통한다.

'산양정자의 생존성과 대사능력에 관한 연구' 라는 생소한 주제로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귀향, 제주대에 발을 들여놓은게 82년 봄. 조랑말이라고 알려진 제주말이 기계화와 자동차의 물결속에 급격히 줄어들던 때였다.

무엇이 '진짜' 조랑말인지 가려낼 기준조차 없었다.

그가 84년부터 2년여동안 사람들을 설득해 끌어낸 최고의 결실은 조랑말의 천연기념물 지정. 86년 진돗개.오골계에 이어 동물로서는 국내 세번째로 조랑말이 '보존돼야 할' 기념물 3백47호로 지정됐다.

제주조랑말의 재탄생은 이제 '순수혈통찾기' 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산마 수입으로 교잡이 빈번해져 이대로 방치하면 '제주조랑말' 의 원형을 찾아내는 것이 불가능해지리라는 판단 때문. 康교수는 최근 15년간의 연구성과인 40여편의 논문을 집대성, '제주말 (馬) 연구' 라는 책으로 내놓았다.

말고기의 상품화, 호스파크 건립 등 조랑말을 관광자원화 하는 방안도 최근 그의 주제. 학계의 공동노력으로 유전공학적 기법까지 도입한다면 제주조랑말의 혈통정립은 2~3년내 가능하다는 게 그의 확신이다.

康교수는 "원시 제주마와 몽골말의 교잡에 의해 재탄생, 척박한 제주환경에서 살아남은 제주마의 비밀이 곧 풀릴 수 있을 것" 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제주 =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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