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때리면 안타 … 나가면 도루 ‘호타대도’ 정근우 V 원맨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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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1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에서 정근우의 활약을 앞세워 한화를 3-0으로 누르고 시즌 57승째를 기록했다. 2위 두산과 승차를 2게임으로 좁혔다.

정근우는 이날 팀이 올린 3득점 가운데 혼자 2득점을 기록했다. 3타수 3안타, 볼넷 1개로 네 타석에서 100% 출루. 여기에 도루 2개까지 성공했다. 도루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3회 초 두 번째 타석의 안타는 도루가 불가능한 홈런이었다. 그리고 8회 초 선두 타자 안타로 네 번째 출루했을 때는 곧바로 대주자 모창민으로 교체돼 뛸 기회가 없었다.

이유가 있었다. 왼쪽 허벅지에 근육통 증세와 찾아왔기 때문이다. 경기 뒤 정근우는 “계속 출전하면 근육이 터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5월부터 발목이 좋지 않다. 처음엔 왼쪽 발목이었다가 오른쪽까지 통증이 찾아왔다. 발목 통증은 허벅지까지 이어졌다. 아픈 다리로도 이날 2도루를 더하며 정근우는 개인 통산 세 번째이자 2년 연속 40도루를 기록했다. 정근우는 “최근에는 신문을 보지 않는다. 성적을 보면 들뜰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도루 부문에선 선두 LG 이대형과 경합 중이고 최다안타(135개)와 득점(75점)도 1, 2위를 다툰다. 타이틀에 대한 욕심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 자신의 몸 상태뿐 아니라 김광현과 박경완이 없는 팀도 위기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SK의 순위는 정근우의 성적과 비례한다. 5월까지 정근우는 타율 3할7푼4리로 수위 타자 경쟁을 벌였다. 이 기간 SK는 28승16패4무로 여유 있는 선두였다. 하지만 정근우의 타율이 2할7푼대였던 6~7월에는 22승22패1무로 승률 5할에도 미치지 못했다. 팀은 침체에 빠져 있지만 정근우의 타격은 8월에 다시 불을 뿜고 있다. 41타수 21안타로 타율이 무려 5할2푼1리다.

정근우는 “5월 이후엔 발목 때문에 소극적인 스윙을 했다. 지금은 4월처럼 풀스윙을 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경기 뒤 정근우의 담담한 표정은 팀 리더의 그것이었다.

한편 전날 연승 행진을 멈춘 1위 KIA는 삼성을 9-2로 꺾고 60승에 선착했다. 4번 타자 최희섭은 2-1로 앞선 3회 초 2사 1, 2루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시즌 22호 3점 홈런을 날렸다. 목동구장에선 히어로즈 선발 이현승이 7이닝 6피안타·3실점으로 12승째를 따내며 다승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대전=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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