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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올림픽 앞으로 6일] "올림픽 첫 금 한국이 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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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 선수단복을 입은 서선화(左)와 조은영이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출국 직전 "첫 금메달은 우리 몫"이라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정영재 기자]

조은영은 담담했고, 서선화는 비장했다.

6일 아테네로 떠나는 한국 선수단에 빨간색 단복이 유난히 잘 어울리는 두 선수가 눈에 띄었다. 여자 공기소총의 조은영(32)과 서선화(22). 울진군청 소속인 두 선수는 자신들에게로 향한 기대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여자 공기소총은 올림픽에서 가장 먼저 금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지는 종목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개막 다음날인 14일 저녁(한국시간)이다. 당연히 상징성도 크고, 전체 선수단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는 여고생 여갑순이 누구도 예상 못한 금메달을 땄다. 이를 신호로 한국은 12개의 금메달을 수확해 종합 7위를 했다. 특히 황영조가 마라톤에서 우승하면서 한국은 대회 첫 금메달과 마지막 금메달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2000년 시드니에서도 한국은 이 종목에서 '신데렐라' 강초현을 탄생시키며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금메달 8개로 종합 12위에 올랐었다.

"담담하기도 하고 좀 설레기도 하네요. 지금까지 훈련한 대로,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할 거예요. 그러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죠." 조은영은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 두 차례나 본선 400점 만점을 쐈다. 지난 6월 밀라노월드컵에서는 3위를 했다.

서선화는 좀 예민한 표정이었다. 최근에 총이 썩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한다. "현지에 가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면 되겠죠. 금메달을 딸 거예요." 목소리는 당차다. 서선화는 2002년 시드니월드컵에서 본선 400점 만점으로 세계 최고기록을 세운 '원조 만점여자'다.

대표팀 이효철 코치는 "둘 다 큰 문제는 없다. 현지 적응을 잘하고 당일 실력대로만 쏜다면 둘 중 하나는 금메달을 따낼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기 출발 시간이 다가왔다. 둘은 힘차게 두 손을 잡았다. 비록 나이는 10살 차이가 나지만 서로 격려하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힘든 시간을 견뎌왔다. 둘 중 누가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오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14일 마르코풀로 사격장에서 한국 첫 금메달의 총성이 울릴 것이란 기대는 해도 좋을 것 같다.

인천공항=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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