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출제.검토위원들 '3不연금' 한달 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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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 (대학교수) 89명과 검토위원 (고교교사) 47명, 보안.전산관리요원 62명 등 출제본부 요원 2백5명이 18일 오후 한달간의 '연금생활' 에서 해방됐다.

또 이날 경기도성남시 대한교과서주식회사에 마련된 수능시험 인쇄본부 요원 1백26명도 보름여간의 연금생활을 끝냈다.

출제위원들은 지난달 19일 경기도양평의 한 호텔에 투숙, 이날까지 일체의 외부접촉을 끊고 최상의 문제를 만들기 위해 5천여권의 교과서.참고서.문제집과 씨름해 왔다.

'불통화' '불외출' '불접촉' 등 이른바 '3不생활' 로 이 호텔 6~9층 4개층 1백60여실을 사용했으며, 출제교수는 객실당 1명, 검토교사와 관리요원은 2명씩 배정됐다.

보안유지를 위해 6~9층에는 엘리베이터가 서지 못하도록 조치됐고 객실 창문은 물론 계단도 봉쇄됐으며 곳곳에서 무장경찰이 철통같은 경비를 섰다.

지난 4일 이곳을 격려방문한 이해찬 (李海瓚) 교육부장관도 예외없이 철저한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했다.

출제위원장과 인쇄본부장간의 핫라인 (직통전화) 을 제외하고 외부통화는 일체 차단됐으며 전화통화는 위원장의 허락을 받은 뒤 경찰관 입회 아래 관리요원이 대신했다.

음식물 찌꺼기조차 막대기로 휘저어 철저히 검색했고 종이쓰레기 등은 한달치가 비닐봉지에 담겨 고스란히 호텔 안에 보관됐다 이날 오후 늦게 소각됐다.

출제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출제 및 검토위원들은 스트레스 탓인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말도 별로 나누지 않는 등 몹시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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