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지사 선거…강경파 오타 낙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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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본 오키나와 (沖繩) 현 주민들은 결국 미군기지 유지와 경제진흥을 선택했다.

오키나와내 후텐마 (普天間) 미군 비행장 문제가 최대 쟁점이었던 15일의 현 (縣) 지사 선거에서 '미군용 대체기지 건설에 따른 실리' 를 전면에 내세운 경제인 출신의 이나미네 게이이치 (稻嶺惠一.65) 후보가 당선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오타 마사히데 (大田昌秀.73) 지사의 반대로 난항을 겪어왔던 미군기지 건설문제는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이나미네 후보는 후텐마 비행장을 대체할 수 있는 미군 기지를 현내에 세우는 대신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아 지역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실리파.

지난 93년 오키나와 주둔 미군 병사의 일본 초등학생 성폭행후 한때 오타 지사와 손잡고 미군기지 정리.축소를 추진해왔으나 이번에 지역경제 회생을 기치로 내걸고 자민당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3선에 도전했던 오타 지사는 하와이나 괌 등 국외로 미군기지 이전을 추진해 현내 미군용 해상 헬리포트 건설을 내세웠던 정부와 마찰을 빚어왔다.

이번 선거전에서도 미군기지 축소를 바라는 여론에 호소했지만 주민들은 이나네미의 손을 들어줬다.

올해초 오타 지사가 정부의 헬리포트 건설을 반대한 후 중앙정부에서 받아오던 경제 지원이 끊기면서 심각한 불황에 빠진 주민들의 마음이 이나네미쪽으로 기울어진 것이다.

도쿄 = 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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