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신간] 예수를 영접했는데도 삶이 기쁘지 않다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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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기독교인은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예수에게 더 나아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내 마음에 그리스도께서 임하실까.” 이 물음에 답을 하는 책이 나왔다. 미국의 복음주의권 목사 월터 J 챈트리가 쓴 『자기부인』(규장, 160쪽, 7000원)이다. 그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한마디로 ‘자기부인’(自己否認·self-denial)’이라고 말한다.

챈트리 목사는 성서 속 예수의 말씀에 밑줄을 긋는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否認)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사람들은 그에게 묻는다. “왜 자기를 부인해야 하나?”

이 물음에 저자는 “자기부인은 자기학대가 아니다. 둘은 다르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자아는 모든 사람이 섬기는 우상이다. 그 우상을 섬기지 말자는 게 ‘자기부인’이다.”

저자에게 ‘자기부인’은 열쇠다. 하나님 나라, 그 좁은 문을 통과하는 열쇠 말이다. “하나님 나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은 오직 하나다. 자아가 팽창해져 커진 사람은 좁은 문을 통과할 수 없다. 예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말살, 자기부인이 있어야 한다.”

저자는 ‘자기부인’과 함께 “자신의 십자가를 지라”고 강조한다.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면서도 십자가를 져본 적이 없는 사람을 가리키며 그는 ‘그리스도에게 그들은 낯선 사람”이라고 지적한다. 십자가를 벗어날 수 있는 그리스도인은 없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십자가의 죽음’은 결국 ‘자아의 죽음’을 뜻한다. “‘십자가를 지라’는 명령은 하나님의 군대에 들어가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성숙한 삶을 사는 특급성도들로 구성된 특수부대에만 떨어지는 요구 사항이 아니다.” 그는 이것이 모두의 과제라고 말한다.

예수를 영접하고, 기독교인이 됐는데도 자신의 삶에 기쁨이 없다면 읽어봐야 할 책이다. 예수를 어떻게 믿어야 할지에 대한 나침반이 담겨 있다. 저자는 “하나님 나라의 기쁨은 십자가와 더불어 찾아온다”고 말한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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