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외인 잔혹사’ 올 시즌엔 끝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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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프로야구 삼성은 지난해 외국인 투수 때문에 울었다. 차례로 3명을 영입했지만 합작 7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삼성은 지난해 정규 시즌에서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올해는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 프란시스코 크루세타(28·사진左)가 안정된 투구로 두 자릿수 승수를 노리고 있고, 후반기에 가세한 브랜든 나이트(34·사진右)가 이름대로 선발 마운드의 ‘기사(Knight)’로 떠올라 치열한 4강 싸움에 희망을 주고 있다.

크루세타는 12일 현재 8승4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불안했다. 4월에는 고작 1승에 그쳤고 5월 중순까지 9차례 등판에서 2승만을 기록했다. 마땅히 데려올 투수가 없어 퇴출 위기를 겨우 모면했다. 그러나 경기를 치를수록 크루세타의 구위가 살아나고 있다. 그는 삼성이 5할 승률에 복귀한 7월에 3승을 거뒀다. 삼성을 괴롭히던 ‘용병 잔혹사’의 그림자도 사라졌다. 크루세타는 평균자책점 부문 전체 8위에 올라 있다.

나이트는 루넬비스 에르난데스(2승3패)가 발목 부상으로 퇴출되면서 7월 말 대체 선수로 합류했다. 베이징 올림픽 미국 대표팀에서 뛰었던 나이트는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2.77이다. 특히 9일 롯데전에서 직구 구속 최고 150㎞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7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나이트는 5위 삼성이 4위 롯데와 3경기 차로 크게 벌어질 수도 있던 위기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안지만의 어깨 부상 회복이 더디고, 배영수가 부진해 선발 투수난을 겪던 선동열 감독은 나이트 덕에 한숨 돌렸다. 선 감독은 “이제 시차 적응도 끝났고 계속 던지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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