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원전은 안전이 최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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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울진원전 1호기의 냉각수 유출 사고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국정감사에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울진원전의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1만개 세관 (細管) 중 한 개가 7㎜ 정도 찢어져 물이 새 나오고 있으며 점차 누출량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당국은 냉각수 유출 증가에 따른 방사능위험을 고려해 이번주 내로 발전량을 75%로 감축토록 조치하고 현재 시간당 최고 7ℓ에 이르는 누출량이 10ℓ를 넘어설 경우 원전가동을 정지할 방침이다.핵연료가 찢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냉각수는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상태며 현재까지 냉각수 누출로 인한 방사능위험은 없다고 한다.

원전의 안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초동대응에서부터 원인규명.사후안전장치에 이르기까지 조금도 빈틈이 있어서는 안된다.

문제가 된 세관의 재질은 프랑스 프라마톰사가 만든 것으로 프랑스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울진 1, 2호기 외에 고리 2, 3, 4호기와 영광 1, 2호기에도 채택돼 있다고 한다.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세심하고 면밀한 관리를 거듭 촉구한다.

이번 말고도 최근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잇따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울진 3호기는 일부 부품을 잘못 써 준공이 석 달 가량 지연되기도 했고, 영광 2호기는 증기발생기에서 다량의 이물질이 발견됐으며, 월성 4호기는 건설중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방사능 누출 및 오염과는 관계가 없는 '있을 수 있는' 또는 '하찮은' 사고라고는 하지만 이런 것들이 누적되면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일반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산업계와 당국은 명심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가동중인 원전은 총 12기에 시설용량 1천32만㎿로 전체 전력설비의 25.1%, 총발전량의 34.3%를 공급하고 있다.

2010년까지 모두 28기로 늘려 총발전량의 45.5%를 원전이 공급할 계획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 현실에서 원전의 계속 건설 말고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

그럼에도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과 불안감은 여전해 입지확보에서부터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안전성에 대한 국민신뢰 확보 노력에 한국원전의 장래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전성이 향상된 차세대원자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원전운전 자료와 안전점검관련 정보 등을 PC통신 등 공중통신망에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공개하는 등 원자력행정의 투명화를 통해 국민들의 이해를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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