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세대 서혁준군]학교선 모범생 방학땐 염색·귀걸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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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때 모델을 지망했던 패션 전문가, 커피숍 주인을 꿈꾸는 독신주의자, 방학때면 머리를 염색하고 귀걸이.가슴찌.배꼽찌를 다는 불량 (?) 학생, 컴퓨터에 능통하고 핸드폰을 들고 다니는 통신족.

서울 서초고 3학년 서혁준군은 '놀기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는' 잘 나가는 신세대의 전형이다.

학교에서 서군은 3년동안 계속해 학급 부반장을 맡았으며 책도 많이 읽었고 성적도 반에서 5등 안에 드는 덕분에 모범생 계통으로 분류된다.

집에서는 '고집은 세지만 자기 일은 알아서 처리하는 듬직한 아들' 로 평가받는다.

건축설계사인 아버지와 독서를 좋아하는 가정주부 어머니는 외아들인 서군의 생각과 행동을 최대한 존중해 준다.

기자는 부모와 본인의 동의를 얻어 지난 7일 오후 학교 부근에서 서군을 잠시 만났다.

- 수능시험이 코앞에 닥쳐왔는데 마음을 흔들리게 할까봐 인터뷰를 망설였다.

" '좋은 기회니까 해보라, 말을 잘 하라' 면서 부모님도 찬성하셨다. "

- 자신을 신세대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기성세대는 남들과의 조화를 생각하고 남의 눈치를 보지만 나는 다르다. 내가 좋아하면 남의 시선이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밀어붙인다.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니까 모든 일에 자신있게 대처할 수 있다. "

- 패션에 유난히 관심을 가진 이유는.

"패션은 자기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나는 나를 멋있게 드러내고 싶다.

한때는 의류업체의 모델이 될 생각도 했지만 내게는 '끼' 가 부족하다 싶어 포기했다. 그냥 '옷 잘입는 남자' 로 남는 것도 괜찮다. "

-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가.

"보람있고 여가가 충분한 직업이 좋다.

수입은 별 상관없다. 지금 어른들은 너무 일에 치여 사는 것 같다. "

- 구체적인 진학.직업계획은.

"창의적인 일, 구체적으로는 광고 카피라이터를 하고 싶다.

나이가 좀 든 뒤에는 커피숍이나 레코드가게를 운영하고 싶다.

일이 힘들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 들을 수 있는 여유있는 직업이 아닌가. "

- 결혼은 어떤 여자와 하고 싶은가.

"평생 독신으로 지낼 작정이다.

나 자신의 일과 관심사에 충실하고 싶기 때문이다.

결혼하면 서로 상대에게 기대고 의존하게 마련이다.

내 삶에 다른 사람이 끼어드는 것은 불편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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