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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Y세대' 떠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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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개인주의와 개방주의 가치관으로 무장한 정보화의 선도계층이자 소비와 유행의 주역. 21세기형 신세대, Y세대가 떠오르고 있다.

Y세대란 70년대 말 이후에 출생한 13~20세의 청소년층을 지칭하는 신조어. 전후의 출산붐 세대 (50년대에서 60년대 초 출생) 를 부모로 해 태어난 최초의 세대란 특징을 지닌다.

4~5년전 유행했던 X세대론이 당시 청소년.대학생층 중 일부 유행 주도세력을 지칭했던 것과 구별된다.

당시 X세대는 패션이 튀고, 대중문화에 열광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세대로 규정됐으나 이는 전체의 10% 안팎에 불과한 극소수의 특징을 강조한 측면이 강했다.

지금의 Y세대는 과반수가 컴퓨터를 보유 (53%) 하고 있으며 서구식 사고.생활방식에 거부감이 없고 (54%) , 쇼핑이 즐겁다 (57%) 는 최초의 유일한 세대다.

경제한파 이후인 지난 7월 제일기획이 전국의 소비자 2천5백명을 조사한 결과다.10대를 겨냥한 시장은 상대적으로 불황을 덜 타고 있으며 이들의 가치관과 태도는 IMF로 인한 변화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X세대가 대중 소비시장의 떠오르는 세대였다면 Y세대는 주력계층이 됐으며 X세대가 호출기의 세대였다면 Y세대는 컴퓨터 문화가 일반화된 첫 세대다.

Y세대는 첨단기기와 서구식 대중문화의 집중 세례를 받으며 자녀수가 1~2명인 소가족에서 경제적 뒷받침과 함께 자기중심적으로 키워졌다는 일반적인 특징을 갖기 때문이다.

21세기를 이끌어 나갈 Y세대는 첫째, 정보화의 첨병 계층이다.

컴퓨터 보유학생의 43%는 하루 1시간 이상 컴퓨터를 쓰며 그 용도는 게임 86%.PC통신 56% 등이다 (한국교총.정보통신윤리위 98년 조사) . 청소년문화연구소 윤윤진 연구원은 "무인도에 한가지만 갖고 가라면 컴퓨터와 이를 연결할 전화선이라고 대답하는 게 지금의 10대" 라고 말한다.

컴퓨터에 대한 이들의 지식은 기존의 위계질서를 뒤흔들기도 한다.

한국전산원 정보화연구실 최성모 박사는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배울 수밖에 없게 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핀잔을 받는 하극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아이들이 비싼 컴퓨터 기기의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주체가 되고 있다" 고 말했다.

둘째, 이들은 현재 소비와 유행의 주역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준환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10대들의 연간 소비규모는 10조~15조원으로 추산된다" 면서 "여기에 부모가 지출하는 양육비.교육비를 포함하면 실제 시장규모는 4~5배에 이를 것" 이라고 분석했다.

예컨대 10대가 주소비층인 진 캐주얼 시장규모는 지난해 1조원에 이르렀다.

이들은 패션유행의 원동력이다.

닉스와 보이런던.EnC는 10대의 인기만으로 업계의 메이저 브랜드로 올라섰다.

10대 소비자는 제과.음료업계 매출의 절반을 소비하고 있으며 백화점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10대를 위한 카드회원제와 전용매장 설치가 붐을 이루고 있다.

셋째, Y세대의 가치관과 행태는 지난 90년대초의 10대에 비해 크게 달라졌으며 지금의 20대, 즉 X세대와도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방향은 서구화로 요약된다.

이들은 친구간에도 계산이 철저하다.

"더치 페이는 기본이며 KFC에 가도 1천원밖에 없는 친구는 콜라 한잔만 마시고 3천원이 있는 친구는 세트메뉴를 시켜 혼자만 먹는다.

" (영동여고 2년 정모양)

서강대 교육대학원 정유성 교수는 "요즘 청소년들은 그 이전의 어떤 세대와도 전혀 다른 사회.문화적 배경에서 자라났다" 고 지적하고 "이들은 합리주의.다원주의.개방주의.개성주의.감성주의.경제주의.여가주의 등 새로운 가치를 추구한다" 고 강조했다.

동국대 사회학과 조은 교수는 "Y세대는 대다수가 먹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역사상 최초의 세대" 라 규정하고 "서구화.산업화를 압축해 경험한 우리 사회는 세대간의 의식 차가 너무 커 21세기 사회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 이라고 우려했다.

기획취재팀 조현욱.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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