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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볼트 '테이저 건' 인체실험 자원한 '강철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만볼트의 고압전류가 흐르는 신형 '테이저 건' 인체실험에 참여한 '강철녀 3인방'이 화제다. 이들은 지난 달 미국 '테이저 인터내셔널' 직원으로 이 회사의 신제품 '테이저 X3' 출시를 앞두고 '전기총'을 몸에 맞는 시연을 벌였다.

테이저 건은 '전기총'으로 불리는 비살상 무기다. 총알 대신 전선으로 연결된 두개의 침을 발사해 순간적으로 5만V의 고압전류를 사람의 몸에 흘려 중추신경계를 마비시킨다. 테이저 건을 맞으면 근육이 일시적으로 마비되고 현기증을 느끼며 쓰러져 저항할 수 없게 된다. 전선이 연결 돼야 하기때문에 사거리는 6.5m 정도다.

신제품 '테이저X3'는 레이저 조준경을 갖춰 정확성을 높였으며 세 발 연속발사가 가능하다. 지난 2003년 출시된 X26은 '단발형'이어서 한 번 빗나가면 다시 장전하는데 시간이 걸려 불편함이 있었다. 신형 테이저 건은 권총모양으로 세개의 발사칩이 부착돼 있으며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한 발씩 발사된다. 가격은 한 정당 1800달러로 X26보다 두배 이상 비싸다.

'테이저 인터내셔널' 사는 안전성 논란을 의식한 듯 지난달 11일 미국 아리조나 스콧데일에 있는 본사에서 테이저 X3의 시연회를 열었다. 제품개발에 관여했던 여직원 3명이 인체실험에 자원해 실제로 테이저 건을 맞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 됐다. 실험에 참여한 여성들은 테이저 건을 맞은 느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여성1: "(충격이) 꽤 강렬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맞았구나!'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 다음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여성2: "몸을 움직이고 싶었는데 다리가 움직여 지지 않았다. 세상에... 제발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계속됐다. 약 5초동안 그랬다."
여성3: "진동이 내 몸을 강타해 뚫고 지나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괜찮다."
그러나 실험참가자들은 '다시 하라면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No!"라고 대답했다.

신형 테이저 건 X3는 지난 달 말 미 당국의 승인을 받고 일선 경찰에 보급된다. 총기사용이 잦은 미국에서 이 테이저 건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총기보다 사고 위험이 적으면서도 제압력은 뛰어나기 때문이다. 테이저 건이 보급된 이후 경찰의 발포로 인한 범죄자 사망 사건이 줄어드는 추세다. 현재 테이저 건은 미국과 프랑스 등 43개국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총을 맞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테이저 건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달 평택 쌍용차 시위 진압과정에서 경찰이 테이저 건을 사용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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