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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사회 NGO] 탈북자 '안착' 위해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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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굿피플 대학’의 수업장면. 20여명의 탈북자가 초빙강사에게서 적성교육을 받고 있다.

탈북자가 급증하면서 이들의 한국 정착을 지원하는 민간단체의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정부수립 뒤 지난 7월 말까지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는 5700여명. 2002년부터는 해마다 1000명 이상 느는 추세다. 통일부가 파악하고 있는 민간 탈북자 지원단체는 피랍탈북인권연대.남북사회복지실천운동본부 등 58개에 이른다.이들 단체는 탈북자들을 교육하고 사회적응 프로그램이나 취업알선 등을 통해 탈북자들이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탈북자를 지원하는 단체의 상당수는 종교단체에 소속돼 있거나 이들의 후원을 받고 있다. 일반 단체들은 재원을 확보하기 어려워 이 사업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응 훈련에 역점=시민단체들은 사회적응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대안학교를 설립하는 데 많은 힘을 쏟는다.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를 빨리 이해하고 적응하는 것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NGO가 탈북 청소년을 위해 운영하는 학교는 20개 정도다. 그루터기선교회 등이 지난해 충남 천안에 설립한 하늘꿈학교는 무연고 청소년을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로 30여명의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한다. 천주교 살레시오수녀회가 운영하는 서울 영등포 마자렐로 센터에는 현재 6명의 여자 탈북 청소년이 공동체 생활을 하며 직업 훈련을 받고 있다.

성인을 위한 사회적응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하나로교육복지연구원은 탈북여성들에게 사회적응 교육을 한다. 서울 YWCA와 '생명의 전화'도 탈북자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적응을 돕는다.

◇취업도 알선=두리하나선교회는 교회 등과 연결해 탈북자에게 취업을 알선한다. 이 곳에서는 취업에 필요한 영어.일어 등 외국어도 가르친다. 1999년 설립된 뒤 지금까지 20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이 선교회 천기원 대표는 "탈북자가 한국 사회에 적응하려면 직장은 필수적"이라며 "기업이 탈북자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굿피플 대학'은 순복음교회의 지원을 받아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재테크.금융.마케팅 등을 교육해 졸업생들이 관련 분야에 취업하거나 창업할 경우 곧 바로 실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북한 인권에도 관심=탈북자 지원단체는 북한의 인권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북한의 식량난과 인권 억압이 계속되는 한 탈북자는 늘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국제단체와의 연대를 확장하고 있다.

남북사회복지실천운동본부 등 20여개 단체의 연대조직인 피랍.탈북인권연대는 디펜스 포럼(Defense Forum).휴먼라이트워치(Human Right Watch) 등 국제적 인권 단체와 연계해 세미나.토론회.캠페인 등을 연다. 유엔난민구제고등판무관(UNHCR)이나 해외 언론에도 지속적으로 탈북자들의 실상을 알리고 있다.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사무총장은 "북한 사회의 실상을 외국에 알리고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받도록 해서 보호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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