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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생방송 토론프로 신설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방송사마다 그동안 외면해왔던 토론프로를 신설하느라 정신이 없다.

EBS의 '난상토론' (토 밤8시40분) 이 테이프를 끊자, 이에 질세라 KBS 1TV '길종섭의 쟁점토론' (목 밤10시) 이 가세하고 SBS도 부랴부랴 '갑론을박 동서남북' (화 밤10시55분) 을 신설했다.

기존에 있던 KBS 1TV '심야토론' (토 밤10시35분) 과 MBC '대토론회' 까지 합하면 모두 5개로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SBS '주병진 데이트라인' 까지 토론을 도입했다.

토론프로의 물꼬를 튼 것은 EBS '난상토론' 이라는 게 방송가의 묵시적인 동의. 기존프로의 경우 정견 발표장인지 개인 인터뷰장인지 구분이 안가는 경우가 많은데다 토론자도 주로 명함을 앞세운 그 얼굴이 그 얼굴이었다.

토론거리도 '큰 제목' 만 좇아다니고 생활 속의 소재와는 거리가 멀었던 게 사실. EBS '난상토론' 의 이철수 PD는 "토론프로는 마당놀이처럼 신명이 나야한다" 고 강조한다.

싸움도 보는 사람이 없으면 흥이 안나듯 객석이 함께 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것. 반론시간을 정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래서 토론마당도 원탁으로 만들고 생방송 임에도 시청자의 전화참여 통로를 활짝 열어두었다.

주제도 관련 시민단체와 함께 정한다.

토론의 결론은 중요하지 않단다.

문제는 TV를 보던 가족들사이에 논의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란다.

그리고 정책에 반영되도록 '공론화' 시키는 것. 이 PD는 " '난상 (爛商)' 은 '어지럽게 널려있다' 는 의미가 아니라 '낱낱이 들어 잘 토로함' 이라는 뜻" 이라며 "토론프로를 계기로 담론문화가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고 밝혔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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