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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은실이'서 열연 탤런트 이주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쏟아지는 상품 만큼이나 쏟아지는 광고도 많다.

개중엔 유독 기억에 남는 CF도 더러 있다.

10년전이지만 듣자마자 무릎을 탁 칠만한 광고가 있다.

배경은 도서관. 화장실을 다녀 와 자리에 앉으려던 여학생이 로션을 떨어뜨린다.

순간 주워주는 옆자리의 남학생과 눈이 마주친다.

'흥' 하고 고개를 돌리는 여학생의 친구. 이어지는 다음 장면의 멘트. "깨끗해요. " 이 화장품 CF모델은 당시 중학교 2학년생. SBS 새 월화드라마 '은실이' 의 시사회장에서 만난 이주희 (24) .아역배우와 CF 때의 온실 속의 이미지는 이미 아니다.

"죽을 각오로 열심히 하고 있다" 는 짧은 소감 한 마디. 드라마를 들여다 봤더니 빈 말이 아니다.

연기력으로 무장을 하고 나섰다.

대학생이라고 속이고선 군인과 펜팔을 하다 들통이 나기도 하는 사진관집의 철부지 아가씨. 남자 하나 잘 잡아 시집가는게 꿈인 '배신자' 역이다.

극중 캐릭터에 착 달라붙는 연기를 보여준다.

빈 틈이 없다.

특히 화를 내며 거칠것 없이 쏘아 붙이는 대목에선 숨겨진 '끼' 가 폭발한다.

"연기력이 쌓이고 쌓여서 한계선이 터져야죠. " 아역 시절 연기를 너무 쉽게 했단 생각이 든단다.

"요즘은 고등학생때 읽었던 소설들을 꺼내 다시 읽고 있어요. 부족한 경험을 메꿔야죠. " 이젠 하루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연기 연습의 소재. "연기도 결국 자기 삶의 깊이와 넒이 만큼 우러나는 것 같아요. " '빨강머리 앤' 과 '테스' 를 같이 놓고 상황마다의 여성의 감성을 어떻게 표현할지 살핀다는 이주희. 학창 시절 1백m달리기에서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는 '악바리' 다.

수줍어하는 실제 모습과 달리 카메라 앞에서 만은 꺽이고 싶지 않단다.

무서운 신인으로 다시 온 느낌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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