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인구동태 통계조사]결혼은 늦게 아이는 적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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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7 인구동태 통계 조사결과' 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활상이 서구 선진국형을 닮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이나 직장생활로 인해 남녀 모두 초혼연령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반면 출생률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 자녀수가 크게 줄었다 = 지난 한햇동안 출생한 아기는 총 68만명.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숫자를 따져보면 14.6명으로 조사를 시작한 70년 (31.2명)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여성 1명이 평생 가임기간중 낳는 아이수도 1.56명으로 사상 최저치로 줄어들었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던 표어가 무색해진 셈.

◇ 아들.딸 안가린다 = 8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높아진 출생성비 (여아 1백명당 남아숫자)가 97년엔 1백8. 4명을 기록, 정상수준 (1백3명~1백7명)에 근접했다.

전통적인 남아 선호사상 탓에 너도나도 성감별후 인공유산을 하다 보니 지난 90년에 출생성비가 1백16명까지 치솟았으나 최근엔 불법 성감별 규제, 남녀평등의식 확산 등으로 이같이 낮아지게 된 것. 특히 셋째아이의 경우 반드시 아들을 낳겠다는 '집념' 때문에 출생성비가 2백8명 (93년) 을 웃돈 적도 있으나 지난해엔 1백36.1명으로 크게 떨어졌다.

◇ 결혼 빨리 안한다 = 공부나 일이 결혼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초혼연령이 남자 28.7세, 여자 25.9세로 늦춰졌다.

특히 여성의 경우 10년전만 해도 20대 전반에 결혼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95년 이후 역전돼 97년엔 20대 후반 (52.7%)에 결혼하는 사람이 20대 전반 (38.4%)에 결혼하는 사람보다 훨씬 많았다.

초혼부부의 나이를 비교해 보면 여전히 남자가 여자보다 나이가 많은 경우가 대부분 (79.2%) 이지만 동갑내기 부부 비율이 크게 (88년 9.4%→97년 12.2%) 늘었다.

◇ 남자 사망률이 더 높다 = 사망률 성비 (여자 사망률에 대한 남자 사망률의 백분비)가 1백26.6으로 남자 사망률이 여자보다 약 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50대 연령층은 남자 사망률이 여자보다 3배나 돼 우리나라 중년남성들의 '위기' 를 드러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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