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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 월화드라마 '은실이' 시사회 호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시사회의 첫회분만으로 드라마의 운명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것이 반년 방영분량인 50부작일 땐 더욱 그렇다.

게다가 첫회는 인물들의 관계설정을 보여주기에도 급급하기 일쑤다.

하지만 '백야' 후속으로 9일부터 방영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은실이' 의 시사회는 달랐다.

시사회장을 나서는 출입 기자들의 일성은 한결같이 "재밌다" 였다.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대본이 꿈틀거린다.

20년 경력인데도 새 드라마를 할 때마다 절벽 앞에 서는 느낌이라는 작가 이금림 (50) . "시청자를 따라가는 드라마보다 시청자가 끌려오는 드라마를 그리겠다" 고 말한다.

기획단계부터 시청자의 입맛에 맞추려는 요즘의 트렌디 드라마와는 전혀 딴판이다.

작가는 "촌스럽고 세련되지 못하지만 손에 잡히는 진실한 얘기를 쓰고 싶다" 고 털어 놓는다.

'당신이 그리워질 때' '지평선 너머' 에서의 훈훈함을 이어가겠단 얘기다.

뚜껑을 열어보면 고개가 끄덕여 진다.

가옥 20채의 오픈세트 제작비만 2억원. 가난과 정감이 세트장 골목골목 스며있는 60년대가 배경이다.

12살난 은실이 (전혜진 분)가 극장을 경영하는 바람둥이 아버지 (이경영 분) 와 계모 (원미경 분) 밑에서 성장하는 얘기다.

그렇다고 신파라고 추측하면 오산이다.

대사와 대사의 연결이 팽팽한데다 중간중간 터져나오는 애드립은 끝내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권해효.이재포.김창완이 보여주는 연기도 '제격' 이란 생각이 들만큼 감칠맛을 낸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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