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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 되돌아온다…지난해의 3배 급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경제가 안정을 찾아가는 조짐을 보이자 외국인이 직접투자를 늘리고, 주식을 활발히 사들이는 등 한국을 다시 찾고 있다.

또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한국채권의 해외차입금리가 떨어지고 한국은행들의 해외자금조달 여건이 좋아지는 등 대외신인도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4일 외국인이 국내에 직접투자한 규모가 10월에 8억~1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보다 세배 가까이, 지난 8, 9월에 비해 두배 늘어난 규모다.

재경부는 11, 12월에 외국인 직접투자가 20억~30억달러 더 들어오고, 특히 그동안 부진했던 5대그룹과 금융기관의 외자유치도 가시화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홍콩에서 격주로 발행되는 금융전문잡지 베이시스 포인트 (bp) 최신호는 '은행들이 한국을 다시 보고 있다' 라는 기사에서 "한국에 대한 차관제공의 물꼬가 트인다" 고 보도했다.

하나은행이 노바스코티아 은행.도이체방크.스탠더드차터드 은행으로부터 유리한 금리조건으로 3천만달러를 차입했으며 한국수자원공사도 DBS은행과 호주국립은행으로부터 3천만~5천만달러의 차입을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이 잡지는 또 "구미의 여러 투자은행들은 산업은행이 유럽채권시장 등 국제 시장에서 다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본다" 고 지적했다.

영국의 권위있는 금융주간지인 인터내셔널파이낸스리뷰 (IFR) 도 최신호에서 하나은행의 신규차입을 "환란 이후 최초로 국가지급보증 없이 도입된 민간차입" 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미국 모건스탠리 증권은 그동안 한국 주식투자를 기피해왔으나 최근 신흥시장 투자액중 2%를 한국에 투자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모건스탠리사는 한국 경제가 다음해 1분기중 저점을 지나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도 늘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 (매수 - 매도) 규모가 5조원을 돌파했다.

10월에 외국인 주식 순매수는 6천7백52억원에 달했으며, 이달 2, 3일 이틀간 1천8백32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투자는 러시아 사태로 국제금융시장이 혼란스럽던 지난 8월에 6백7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가 최근 급격히 양상이 바뀌고 있다.

해외차입금리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정부가 발행한 10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는 8월말 10.1%에서 10월말에 절반 수준인 5.5%로 떨어졌다.

재경부는 아시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신용 회복이 전반적으로 더디지만, 개혁에 성공하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그룹 (한국.태국.멕시코) 과 그렇지 않은 그룹 (브라질.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러시아) 으로 차별화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10월말 태국 국채의 가산금리는 외평채와 같은 5.5%로 낮아진 반면 러시아 (40.7%).인도네시아 (13.5%).브라질 (11.4%).말레이시아 (8.9%) 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밖에 외환보유액도 10월말에 4백52억7천만달러로 국제통화기금 (IMF) 과 올해말까지 달성하기로 약속한 4백50억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시티은행은 제일은행및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홍콩의 2개 은행이 서울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현곤.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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