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책 읽는 스타 (18) 배우 남상미 『참 서툰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2면

남상미씨는 박광수씨가 쓴 『참 서툰 사람들』에 대해 “머리가 복잡하거나 우울할 때 수시로 꺼내 읽기 좋은 책”이라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입추도 지나고 말복이 사흘 뒤니 더위가 한창이네요. 영화 ‘불신지옥’ 개봉을 앞두고 있는지라 올 여름 휴가는 깨끗이 포기했습니다. 휴가 대신 독서로 이열치열중입니다. 만화가 박광수씨의 카툰 에세이 『참 서툰 사람들』을 읽고 있어요. 박광수씨는 ‘광수생각’이라는 만화로 유명해지신 분이죠. 저도 그 팬 중의 하나였고요.

『참 서툰 사람들』은 1969년생으로 이제 불혹이 된 작가가 아직도 모든 일에 서투르다고 고백하는 내용이에요. 사랑도, 인생도 서툰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거죠.

전 7년간 동고동락했던 소속사 매니저로부터 이 책을 선물받았어요. 우연한 기회에 서로 내기를 해서 지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에게 책 선물을 하자고 한 기특한(?) 약속이 실현된 거죠.

가장 기억나는 대목은 “미안해요 미안, 사랑해요~ 사랑해요~ 그래도 사랑이 필요할 때는 어쩌죠. 미안해요”라는 구절이었어요. 뭔가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나요? 이런 결핍에 왠지 끌려요. 제 모성애를 자극하죠. 제가 막내인데도 장녀같다는 소리를 듣는 게 이런 구석 때문인 것 같아요.

특이한 것은 작가가 ‘서툰 것’을 표현하기 위해 오른손잡이면서도 일부러 왼손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는 거죠. 쓰러질 듯 불안하게 서 있는 글귀에서 서툰 사람들의 정서가 애틋하게 다가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사랑에는 과감하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죠. 그래서 아마도 이 책을 좋아하는 거 같아요. 서툴지만 그걸 읽고 보면서 자신감을 얻고 위안을 삼는 거 말이에요.

늘 타고 다니는 차에 놔두고 머리가 복잡하거나 우울할 때마다 꺼내봅니다. 뒤에서 앞으로 읽어도 좋고, 중간부터 읽어도 상관없어요. 늘 가까이 두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죠.

책은 저처럼 연예활동으로 관계가 제한된 사람들에게 특히 좋은 양식인 것 같아요.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한다는 말,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새록새록 느끼고 있거든요. 그래서 휴가도 못 가는 저는 이번 여름에 여행서적을 보면서 대리만족하기로 했어요. 가고 싶은 곳을 마음 속에 그린 후 그 곳과 관련된 여행서를 찾아 읽는 거죠. 와~ 생각만으로도 벌써 배낭메고 떠난 느낌이네요.

정리=김인구 기자 , 사진=임현동 기자

◆‘책 읽는 스타’가 책 100권을 보내드립니다. 캠페인 전용사이트(joins.yes24.com)에 사연을 올려주시면 이 중 매주 한 곳을 골라 책을 증정합니다. 이번 주에는 서울 창신동 성터지역아동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정일씨에게 책을 보내 드립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