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선배와의 대화] 구글코리아 김태원 대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구글코리아의 김태원 대리는 남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생활과 사고에 있어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강정현 기자]

‘3.71 < 0.79’.

김태원(29) 대리는 구글코리아 직원답게 신선했다. 학점으로 자신의 강점을 풀어갈 줄 아는 사람이었다. 3.71은 대학 시절 그의 학점이다. 0.79는 만점인 4.5에서 그의 학점을 뺀 수치다. 그는 “0.79가 3.71보다 큰 이유는 대학 시절 다양한 활동을 하느라 까먹은 0.79가 따놓은 학점인 3.71보다 값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0.79만큼의 경험 덕분에 구글코리아에 입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취업 선배와의 대화’에서 구글코리아 김태원 대리가 “What are you changing?”이라는 주제로 변화가 필요한 대학생활에 대해 강의했다. 『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구글러(Googler)의 편지』의 저자로도 알려져 있는 그는 변화와 열정을 강조했다. 50여 명의 취업준비생이 몰려 그의 강의를 들었다.

그는 “나의 생각과 경험을 가르치는 자리라기보다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선배로서 편한 친구처럼 이야기하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솔직한 고백이 이어졌다. 그는 “취업을 준비하던 4학년 시절, 평생 마실 술의 절반은 마셨을 것”이라며 “취업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어려웠던 취업준비생 시절을 벗어날 수 있었던 그만의 노하우도 소개됐다. 바로 ‘남과 다른 나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는 “면접장에서 ‘스스로에게 가장 좋았던 경험에 대해서 말해 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대부분의 지원자는 좋은 경험에 대해 말했지만 나는 남과 차별화하기 위해 힘들었던 경험과 이를 통해서 배울 수 있었던 교훈에 대해 말했다”고 털어놨다. 남들처럼 학회·인턴·공모전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한여름에 노점상에서 액세서리를 파느라 고생했던 경험을 마케팅과 연결해 답했다는 것이다. 그는 “남보다 더 나은(better) 답변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남과 다른(different) 답변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변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4학년이 될수록 안정된 직장에 취업하기를 꿈꾸지만, 젊기 때문에 변화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누구나 안정을 꿈꾼다”며 “진짜 안정을 찾기 원한다면 오히려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정도 강조했다. 남과 다른 점을 드러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열정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비효율적이더라도 몸으로 부딪치고, 더 많이 느끼고, 다르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며 “계속 앉아서 취업 고민만 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라”고 조언했다.

좀처럼 정보를 구하기 어렵다는 외국계 기업 입사에 대한 구직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나이 제한은 있는지, 전공은 관계없는지, 스펙이 중요한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대해 그는 “나이 제한은 없고, 전공은 상관없다. 스펙보다 창의력·상상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창의력·상상력이 백지 상태에서 만들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기본 실력을 갖춰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1학년 유은지(19·여)씨는 “대학시절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조언을 듣고 싶어서 왔다”며 “스펙보다 자기만의 독특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리는 월드비전 한비야씨의 말로 강의를 맺었다. “비틀거리지 않는 젊음은 젊음도 아니다. 누구나 비틀거리면서 큰다.”

글 = 김기환 기자
사진 = 강정현 기자

▶ 매주 화요일에는 취업 선배와의 대화
오늘은 GS칼텍스 인사지원팀 정수미 대리가 강사로 나섭니다. 오후 4시까지 서울 중구 순화동 중앙일보 사옥 L1연수실로 오세요. 참고: joins.incruit.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