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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화제]3∼11일 갤러리현대 '김종학 개인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설악산에 한 20년 파묻혀 지내다보니 이제는 설악산과 하나가 된 사람, 바로 김종학 (61) 화백이다.

어느덧 김종학이라는 이름에는 설악산이 따라붙고, 설악산을 이야기할 때면 자연스레 김종학이 생각나게 되었다.

계절마다, 아니 밤낮으로 색을 바꾸는 설악산의 무성한 들꽃들을 화폭에 담아내는 이 작가의 전시가 3일부터 12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02 - 734 - 8215. 때로 '설악산을 그대로 옮겨놓는 사람' 으로 이야기되지만 그는 자연을 '베낀다' 기보다 한번 걸러 아름다움만 뽑아서 보여주는 작가다.

구상미술은 웬지 뒤떨어진 것으로, 더우기 꽃그림은 예술성보다는 장식적인 그림으로 낮게 평가되는 세태지만 그는 이런 평가에 아랑곳 않는다.

오히려 연약하다고 인식되는 꽃을 남성적인 힘이 느껴지는 소재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그래서 그가 집앞에서 직접 기르는 각종 야채들 그림은 물론 매일 마주치는 들꽃 그림에는 특유의 생명력이 드러나 있다.

4년만의 서울 나들이가 되는 이번 전시에는 김화백 특유의 설악산 풍경에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歲寒圖)' 에 영향을 받은 설경 작품도 선보인다.

유화를 쓰지만 동양화 전통의 선비정신에 매료된 그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오랜 지기인 서울대 김형국 교수는 "김화백 작품은 시각적으로 매우 아름답지만 그 속에 상반되는 슬픔의 정서까지 담아내고 있어 좋다" 고 말한다.

외적인 아름다움 안에 깊은 인생의 맛과 철학이 배어있다는 말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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