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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KBS 라디오 독일 애청자 지빌라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단파수신기를 통해 처음 한국을 알게 됐어요. " 우리말.독일어.러시아어 등 10개 언어로 전세계에 방송되는 KBS라디오 국제방송이 아주 오래된 친구들을 만났다.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독일내 애청자 16명의 방한을 초청한 것. 부인과 처음 한국을 찾은 하인즈 지빌라 (69) 도 이번 방한단원중 한 명. 30년째 독일어 국제방송을 듣고 있으며 수신상태는 물론 프로그램 평가보고서도 KBS에 제출하는 모니터 요원이다.

그는 하루 5분씩 방송되는 '한국어 강좌' 를 빼놓지 않고 듣는다.

열성도 대단해 자까지 대고 획을 그으며 한글 쓰기를 익히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고. 유독 한국방송을 즐겨 들은 이유는 그 속에 색다른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에 와서 확인한 전철에서의 '자리양보' 는 독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요. " 옛 동독 시절에는 단파방송마저 숨어서 들어야 했단다.

"당시에는 단파방송이 외부와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 라고 말하는 그는 한국의 분단상황이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고.

"이번에 가 본 판문점은 베를린장벽보다 긴장이 더 심했어요. 남북간의 단절감이 독일보다 더한 것 같아요. " 부인 헬가 지빌라 (65) 는 친구에게서 "한국에서 무턱대고 김치를 먹다가는 매운 맛에 큰코 다친다" 는 주의를 들었으나 막상 먹어 보니 맵지 않았다며 독일에서 담그려고 고춧가루까지 샀다고 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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