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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이덕무 '사계 시 (四季詩)'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하얀 이슬 산들바람 가을을 보내주자

발 밖의 물과 하늘 창망한 가을일레

앞산에 잎새 지고 매미소리 멀어져

막대 끌고 나와보니 곳마다 가을일레

- 이덕무 (李德懋.1741~1793) '사계 시 (四季詩)' 중

조선후기 북학의 노론, 실학의 남인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선구자로서는 하나였다.

형암 (炯庵) 이덕무는 박지원.유득공.박제가 등과 서울 탑골 언저리의 북학파인데 그 중에서도 북학의 철학을 담당한 시인이다.

'내 시가 꼭 내 얼굴 같은' 자주적인 문학관으로 쓴 이 사계시는 단원의 진경산수 그대로 자연스러웠다.

품행 제1, 식견 제2, 박람강기 (博覽强記) 제3, 문예 제4…로 품평되는 그의 풍모는 두칸 초가의 극빈 (極貧) 으로도 수만권 책으로 극부 (極富) 였다.

가을 노래도 한갓 그림 같구나.

고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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