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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 풋볼 스타 한국 연예계 진출 노린다

중앙일보

입력

하인스 워드(피츠버그)와 더불어 NFL(미식프로풋볼)의 한국계 선수인 윌 뎀프스(29)가 한국 연예계 진출을 노린다.

2008년까지 휴스턴 텍산스의 최후방 수비수인 ‘세이프티’로 활약했던 그는 현재 자유계약선수(FA)다. 최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헐리우드 스타 야구경기에 출전한 그를 만났다. 이날 뎀프스를 포함, 래리 킹, 마리오 로페즈, 랍 로우 등 스타들이 야구실력을 뽐냈다.

뎀프스가 NFL에 입문한 지는 7년이 됐다. 2008시즌엔 7경기에 출전해 32태클을 기록했다. 시카고 베어스에서 그를 영입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고 있지만 그는 “NFL은 너무 정치적이다. 사인이 완료될 때까지는 어딜 간다고 말할 수 없다”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뎀프스는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간판 리시버 하인스 워드와 자주 비교된다. 둘 모두 어머니가 한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대구 출신인 어머니 박계옥(55)씨는 21세에 이민 와서 당시 공군 사병이었던 동갑내기 윌리엄 뎀프스 시니어와 만나 1977년 결혼했다.

하지만 그의 성장과정은 워드와 사뭇 다르다. 뎀프스는 “난 행복한 가정에서 별 어려움 없이 자랐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한국에 살면서 피부 색깔 때문에 차별당하기도 했지만 낙천적인 성격이라 마음에 큰 상처로 남지는 않았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그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NFL에서 재기를 노린다. 아직 새 팀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내가 뛰는 팀은 수비력이 배가될 것"이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뎀프스는 한국 문화에 익숙하다. 한국에서 유치원 졸업장을 받았고 미국에 온 뒤에도 한국에 자주 갔다. 한국말도 기본적인 표현이 가능하고 어머니와 농담할 때는 주로 한국말을 한다.

“집에 김치와 라면이 없으면 허전하다”했고 "가장 좋아하는 과자는 새우깡”이다. 뎀프스는 “1998년 때 한국에 간 게 마지막이었다. 한국의 지하철이 그립고, 부산과 제주도에도 놀러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어머니와 손잡고 꼭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화보 촬영 스케줄 때문에 불발됐다”고 말했다.

뎀프스는 LA 북부 팜데일에 있는 하일랜드 고교 시절 만능선수로 활약했다. 졸업반 때는 인터셉트 11개로 이 부문 남부지역 고교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어느 대학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결국 일반 학생으로 샌디에이고 주립대에 들어가야 했다. 그 때문에 한때 우울증에 빠져 풋볼을 완전히 떠날 생각도 고려했다.

하지만 뎀프스를 아들처럼 여기던 친구 어머니가 샌디에이고 주립대 코치에게 뎀프스 관련 기사와 비디오 테이프를 보여줘 대학팀에 뽑혔다.

대학 졸업 후 NFL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지만 연습생으로 볼티모어 레이븐스와 1년 최저연봉 계약을 했다가 NFL 사상 처음 신인으로 주전 세이프티 자리를 꿰찼다.

2007년 휴스턴으로 이적한 그는 지난 시즌까지 통산 97경기에 출전해 418태클, 4.5색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NFL 훈련캠프가 시작됐으나 뎀프스는 “개인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m82㎝, 94㎏에 빼어난 얼굴과 몸매를 자랑하는 뎀프스는 이미 할리우드 맛도 봤다. 최고 인기 팝그룹이었던 ‘Destiny’s Child‘에서 솔로로 데뷔한 레토야 러킷의 히트곡 ‘Torn’ 뮤직 비디오에서 러킷의 연인역을 맡았다. 당시 러킷의 앨범은 빌보드 앨범차트 200에서 1위에 올라 뎀프스도 함께 주목을 받았다.

오프 시즌 때는 잡지모델로 활동한다. 스포츠 웨어 ‘언더아머(Under Armour)’의 전속모델로도 활동했다.

현재 샌디에이고에 거주하고 있는데 윌의 또 다른 목표는 한국 연예계 진출이다. 그는 ‘혼혈스타’인 대니얼 헤니처럼 한국과 미국 무대를 넘나드는 국제적인 스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풋볼무대이든, 엔터테인먼트 무대이든 관계없다”면서.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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