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신세대 가요제'서 음악창작 예비군들 꿈 펼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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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헤비메탈, 모던 록, 펑크, R&B…. 25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SBS 신세대 가요제' 본선 진출팀들이 마련한 다양한 식단이다.

'신세대' 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댄스음악으로 획일화된 요즘 우리 가요계의 양상과 사뭇 다른 셈. "당돌하고 소비지향적인 신세대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이루려 직접 발로 뛰는 적극적인 개념" 이라는 게 기획을 맡은 전문기획사 예스컴의 설명. 이 행사엔 9백28명이 몰려 1차예선에서 1백팀이 추려졌고 최종 12팀이 남았다.

이 '신 (新) 신세대' 들에게 음악은 '환상' 도 '거품' 도 아니고 다만 '하며 즐기는' 것. 컴퓨터를 이용한 샘플링 음악의 유행, 홍대 앞 클럽 밴드들의 활발한 물밑작업 모두 이런 성향과 무관치 않다.

대부분이 20대초반인 이들 중엔 "음악이 좋아 음악만 하려고" 대학진학을 포기한 이들도 많다.

악보 제출을 요구받자 즉석에서 데모 테이프를 청음해 악보로 옮길 정도로 실력도 상당하다는 소문. 이 '창작 예비군' 을 적극 양성한다는 점, 또 "일본 대중문화 개방 후 진정한 우리 가요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는 주최 측의 의도는 충분히 설득력 있다.

다만 그 편향을 주도한 책임의 상당 부분이 방송사 쇼 프로에 있고 향후 가요제 입상자들의 지속적인 방송 활동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반짝 했다 사라지는 '나팔꽃 행사' 에 그칠 것이라는 점은 계속 지적돼야 할 부분이다.

이 행사 중간에 김대중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 를 전하고 신낙균 문화관광부 장관이 새 청소년헌장을 발표하는 의미는 뭘까. 그들의 바뀐 패러다임을 기성세대가 인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신세대가 진짜 우리 사회의 실질적인 구성요원으로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실려있는 셈. SBS는 25일 오후 4시10분부터 생방송한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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