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東進 재시동…정국냉각 우려속 야당의원 영입강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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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회의의 '동진 (東進) 행군' 이 재개되고 있다.

국민회의는 16일 한나라당을 탈당한 황학수 (黃鶴洙) 의원을 영입한 데 이어 강원.영남권 한나라당 의원들을 대거 받아들일 채비를 갖추는 중이다.

현재 영입 대상자로 거론되는 인사는 강원 Y.C.H의원, 경북 P.K.J의원 등. 여당은 강원쪽에 더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강원 의원들에 대한 집중 공략은 조순 (趙淳) 전 총재 문제와 맥이 닿아있다.

국민회의는 趙전총재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趙전총재와 교감을 가져온 강원 의원들이 국민회의로 몰려가는 것은 심상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黃의원의 둥지 이동에 눈길이 가는 또다른 이유는 '시점' 의 의외성이다.

그간 의원 영입은 상당기간 잠잠할 거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여권이 '의원 빼내기' 를 강행할 경우 가까스로 녹았던 정국이 재차 얼어붙을 게 뻔하기 때문. 그래서 여당 수뇌부는 "의원 영입은 국감이나 끝나고 보자" 며 영입작업 중단을 여러차례 언급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회의가 갑자기 黃의원을 데려온 것이다.

국민회의측은 黃의원의 이적을 지역구 정서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여당에 가야 지역발전을 도모할수 있다" 는 지역민들의 여론에 떠밀린 결과라면서 자발적 입당임을 특히 강조한다.

그러나 확실한 정국주도, 길게는 '내각제를 대비' 해 우선 黃의원을 빼왔을 거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黃의원의 입당으로 국민회의.자민련은 일단 1백56석을 확보, 숫자상으론 과반수를 채웠다.

그러나 와병 등으로 장기 결석 의원들이 많아 각 상임위와 본회의 표결에서 뜻을 관철하지 못할 공산도 적지 않으므로 안정적 정국주도가 가능한 1백65석을 채울 때까지는 영입을 계속하리라는 전망이다.

한편 자민련은 그간 공을 들여온 黃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계속 국민회의를 택하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정달 (權正達).장영철 (張永喆) 의원 등도 자민련이 챙기려다 국민회의쪽에 당한 케이스고, H.Y.K의원 등도 국민회의 입당이 임박한 상태.

국민회의의 영입이 자민련의 우세지역인 영남과 강원에 집중되는 것도 자민련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본격화할 내각제 개헌 논의를 앞두고 당세 확장이 절실한 상태여서 자민련 지도부는 각 의원들을 상대로 의원 영입을 독려중이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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