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 직장여성의 자기표현법]부드럽고 당당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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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맞벌이 직장여성' 이 구조조정이나 감원 1순위라는 국제통화기금 (IMF) 체제. 하지만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한국심리상담연구소의 계수정 연구원은 "움츠러든 직장 분위기에 따스함을 불어넣을 수도 있고, 지친 동료를 다독여주는 등 여성의 진가를 발휘할 때" 라며 "또 연공보다 개인의 실력이 중시되는 상황인 만큼 여성들이 자신의 발판을 굳힐 수 있는 좋은 기회" 라고 강조한다.

IMF시대일수록 '눈치보기' 식이어서는 안된다는 것. 다만 할 말은 당당히 하되 그 표현방법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환기가 안되는 사무실에서 상사가 계속 담배를 피워대거나 동료의 쓸데없는 시간낭비로 일을 제시간에 끝마치지 못할까봐 우려될 때 "어쩜 그럴 수 있죠?"

"그런 행동을 그만두지 않는다면…" 등의 표현은 상대에게 자신의 행동을 비난하거나 위협하는 것으로 들려 불쾌한 감정만 자극할 뿐 행동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는 것. 우선 상대방 행동을 사진 찍듯이 구체적으로 묘사한 뒤 그 행동이 '나에게' 미친 영향을 말하고 그 행동으로 인해 '내가' 느낀 감정을 말해볼 것을 계연구원은 권한다.

상사가 "어이, 김대리 짧은 치마가 잘 어울리는데 좀 더 짧은 치마는 어때?

보는 즐거움 좀 달라고" 라고 말했을 때 "과장님은 그런 유치한 말씀을 하실 수 있어요?" 라던가 "남자들은 생각하는 것이 다…" 라고 비꼬기보다 "과장님이 제 옷차림에 대해 그렇게 말씀하시니 (상대방 행동 서술) 제가 놀림감이 되는 것 같아서 (영향) 당황이 되고 불쾌한데요 (감정)" 라고 부드러운 톤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쳐다보며 얘기한다면 훨씬 이성적으로 자신의 뜻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

물론 여기엔 평소의 성실함과 진솔함이 바탕이 돼야 한다.

서울여성의전화는 직장미혼여성을 대상으로 자기표현에 관한 강좌를 이달 27일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02 - 272 - 2161~2) .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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