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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회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 결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21세기 총아로 떠오르던 전자출판이 급속히 쇠퇴하면서 대신 종이책과 전자출판이 결합된 멀티미디어 출판이 본류로 떠오르고 있다.

또 인문과학서가 주춤한 가운데 건강.레저.요리 등 실용서의 급부상이 눈부시다.

올해로 50회를 맞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나타난 세계 도서시장의 흐름이다.

지구촌 최대 책잔치로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이 도서전에는 이번에도 1백5개국 9천여개의 출판사가 참여해 그 면모를 과시했다.

전시장 규모만 17만9천여 평방미터로 축구장 25개 규모와 맞먹는 수준. 전시서적도 지난해 30만여종에서 36만여종으로 늘어났다.

가장 두드러진 경향은 '전자출판관' 의 급격한 쇠락. 93년부터 강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4백20여 출판사가 2곳의 대형전시장을 사용할 정도로 차세대 출판의 대안으로까지 주목받았던 전자출판이 올해에는 참여 출판사가 2백40여개로 줄고 전시장도 1곳으로 축소됐다.

독일 전자출판사인 메타드레인 노베르트 벡 전무이사는 "전자출판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생각하는 바람에 과잉투자가 이뤄지고 큰 결과물이 없어 많은 업체들이 문을 닫았다" 고 말했다.

그대신 올해 참여 출판사중 1천7백82개사가 CD롬이나 인터넷.플로피디스켓.테이프 등 소위 뉴미디어와 종이책을 결합한 형태의 출판을 선보였다.

각국 출판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종이책과 멀티미디어가 만나는 새로운 출판의 표준화라고 정의한다.

특히 CD롬 출판은 법.교육.의학 서적 등 전문서적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미국의 맥그로우힐사는 심장학.신경학 등의 의학전문서를 CD롬과 함께 속속 선보였고, 영국의 루트리지사는 방대한 심리학 백과사전을 역시 CD롬과 함께 낼 정도로 이제 멀티미디어와 종이책의 '동거' 는 출판의 대세임이 분명했다.

실용서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순수 문학서의 발걸음이 주춤한 반면 컴퓨터.건강.세금계산 등을 독자 스스로 하게끔 만든 생활 실용서 '셀프 헬프 (Self - Help)' 관련서적이 급증했다.

레저분야도 급성장해 지도.여행안내.명소소개 등을 소재로 한 책들이 마련된 '관광관' 이 16개 전시관중 하나로 당당히 분류될 정도. 또 미국의 하버드, 영국의 캠브리지.옥스퍼드 등 대학출판사들도 멀티미디어 실용서 비중이 50%선에 육박했다.

프랑크푸르트 =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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