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추억] 성재갑 전 LG석유화학 회장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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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성재갑(사진) 전 LG석유화학 회장이 2일 오후 6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71세.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국내 화학산업의‘산증인’이다. 1963년 부산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락희화학공업(옛 LG화학)에 입사한 뒤 2005년 LG석유화학 회장으로 퇴임하기까지 42년간 화학분야에 몸담았다. 89년 LG석유화학 대표이사에 취임한 고인은 여수의 나프타분해공장 건설을 진두 지휘, 애초 예정됐던 기간의 절반인 1년6개월 만에 공장을 완공하기도 했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장과 한국화학산업협회장 등으로 활동한 고인은 한국화학산업연합회(KOCIC)가 2007년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국제화학산업단체협의회(ICCA) 정회원 자격을 획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고인은 전문경영인으로서 70년대 가공산업 위주였던 국내 화학산업을 석유화학 원료산업으로 바꾸는 데 선구적 역할을 했고, 80년대에는 생명과학, 90년대에는 정보전자소재 등으로 화학산업의 성장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공로로 2000년 한국능률협회가 수여하는 제 32회 ‘한국의 경영자상’을 받았으며 2006년에는 서울대·한국공학한림원의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병남씨, 아들 우석(우리금융지주 IR부장)·현석(삼화네트웍스 사업부장)씨, 딸 지현씨와 사위 박찬(박찬 이비인후과 원장)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이며 6일 발인 후 경남 의령군 궁류면 압곡리 선영에 안장될 예정이다. 02-2258-5979.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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