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 반도체.발전설비 경영주체 선정 불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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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7개 업종 구조조정과 관련, 5대 그룹은 합의를 보지 못한 반도체.발전설비.철도차량 등을 놓고 6일 밤 늦게까지 마지막 협상을 벌였으나 반도체와 발전설비 부문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진통을 겪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종에서는 자율조정 협상이 결렬돼 주채권은행에 처리를 맡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7일 오전 결과 발표에 앞서 김우중 (金宇中) 회장 주재로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과 회동을 갖고 최종 절충을 시도할 계획이어서 극적 타결 여부가 주목된다.

재계에 따르면 각 업종의 해당업체 사장과 실무자들은 이날 오후 개별접촉을 갖고 미합의 쟁점에 대해 협상을 계속했다.

이날 아침 귀국한 김우중회장도 각 그룹 수뇌부들과 연락, 막후 중재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의 경우 구본준 (具本俊) LG반도체 사장과 김영환 (金榮煥) 현대전자 사장이 만났으나 양측 모두 경영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양측은 5대5 지분으로 통합법인을 만들되 1년씩 번갈아 경영하는 절충안도 협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발전설비 역시 일원화 주체를 놓고 한국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다만 철도차량의 경우 4 (현대) :4 (대우) :2 (한진) 의 지분 배분 방식으로 단일법인을 만드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으며 이견의 폭이 크지 않아 타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재계가 자율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은행 등을 통해 타율적인 구조조정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협상 결과 발표 직전까지 합의를 위한 조율을 계속하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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