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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Holic] “자전거 타고 알프스 산맥 430㎞ 넘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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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자전거를 타고 알프스 원정에 나선 이강세(49·서울 신도림중 과학교사)·유영환(25·독일 유학중)·박희성(20·독일 유학중)·하광오(45·부산 동아고교 음악교사)·김선우(38·서울 오류중 국어교사)·김창민씨(26·독일 유학중). 6명의 원정대원들은 지난 1일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기차를 타고 오베르스도프로 이동, 2일부터 산악자전거를 타고 알프스 산맥 종단에 나섰다. 이들은 북쪽의 독일에서 출발해 오스트리아·리히텐슈타인·스위스 거쳐 남쪽의 이탈리아 가르다 호수까지 총 430㎞의 구간을 종단한다. 아마추어들이 직접 기획하고 루트를 개발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원정하는 개인적 알프스 크로스로서는 이번이 처음이다.[원정대 제공]

“극한에 대한 도전을 통해 모든 이에게 ‘역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물하겠습니다.”

김창민(26)·박희성(20)·유영환(25)씨 등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유학 중인 3명과 29일 독일로 건너가 합류한 하광오(45·부산 동아고교 음악담당)·이강세(49·서울 신도림중 과학담당)·김선우(38·서울 오류중 국어담당) 교사. 20~40대 6명으로 구성된 원정대가 자전거를 타고 알프스를 넘는다.

이들은 다음달 1일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기차를 타고 오베르스도프로 이동, 2일 산악자전거에 몸을 싣고 알프스 산맥 종단에 나선다. 가파른 오르막길과 아찔한 내리막길이 반복되는 구간이다. 북쪽의 독일에서 출발해 오스트리아·리히텐슈타인·스위스 거쳐 남쪽의 이탈리아 가르다 호수까지 430㎞를 종단한다. 하루에 많게는 11시간 동안 달릴 예정이다.

이번 원정을 기획하고 대장을 맡은 김창민씨는 “이번 코스는 30여 개 알프스 크로스 루트 가운데 난이도가 높고 집중력을 요구하는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며 “강인한 체력과 자전거 기술뿐 아니라 담력이 요구된다”고 말해다. 발 아래로 거대한 낭떠러지와 협곡이 펼쳐져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어 ‘끌바’(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는 것)로 통과하는 구간도 여럿 있다고 한다. 자전거를 메고서 암벽 사다리를 올라야 하는 곳도 있다. 김 대장과 함께 루트를 개발한 유학생 박씨는 “원정 닷새째 지나갈 마(魔)의 업힐 코스의 경우 해발 1543m 지점서 2850m 지점까지 42개 구비를 돌아 15㎞를 계속 오르기만 한다”고 소개했다. 해발 2000m가 넘으면 산소 부족과도 싸워야 한다.

현지 전문 업체가 주관하는 알프스크로스대회에는 2002년 구자열 LS전선 회장이, 2007년 또 다른 3명의 한국인이 참가한 적이 있다. 아마추어들이 직접 기획하고 루트를 개발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원정하는 개인적 알프스 크로스로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원정은 하이델베르크대 의과대에 재학 중이며, 재독한인자전거클럽 회장을 맡고 있는 김 대장이 올해 초부터 기획하고 준비했다. 그는 이번에도 팀을 이룬 유학생 유씨와 함께 지난해 여름 독일 알프스의 최고봉인 추크슈피체(2996m)를 산악 자전거로 올랐다. 김 대장은 “나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가능성의 끝을 보기 위해 이번 도전을 감행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인터넷에 ‘알프스를 산악자전거로 넘자’는 글을 남겼고, 이를 한국에서 교사 셋이 보고 뜻을 합쳤다.

나이가 가장 많은 이 교사는 “6명이 5월 말부터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며 원정을 준비했다”며 “각자 자전거 타기와 수영·근력운동 등으로 몸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200㎞ 이상 자전거를 탔던 하 교사는 “눈으로 더 큰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가슴으로 더 넓은 세상의 감격을, 머리로 더 깊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마라톤을 즐기다 다쳐 쉬는 사이 자전거로 출퇴근했고, 결국 ‘산악자전거의 묘미에 중독됐다.

김 교사는 “체력을 아끼기 위해 자전거 외 짐을 각자 7㎏ 이하로 줄였다”며 “두려움이 없지 않지만, 새로운 세계와 빼어난 경치에 대한 기대로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고 말했다.

원정대는 9일 하이델베르크 복귀 때까지 날마다 보고 듣고 겪은 일을 정리한 글과 아름다운 자연경관 담은 사진을 중앙일보 조인스닷컴(www.joins.com) 블로그에 올릴 예정이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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