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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남부강타…27명 사망·실종, 논밭 13만㏊ 피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제9호 태풍 '얘니' 가 30일 오후 전남 장흥 해안에 상륙한 뒤 남부 내륙지방을 강타, 인명과 재산피해가 잇따랐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든 영.호남 지방에서는 이날 오후 11시 현재 27명이 사망.실종됐으며 수확기의 농경지 13만여㏊가 물에 잠기거나 농작물이 쓰러지는 피해 (중앙재해대책본부 집계) 를 보았다.

또 경전선.동해남부선.중앙선 등 철도와 경부.남해.구마고속도로가 산사태.지반침하 등으로 한때 불통됐다.

이번 피해는 가을태풍으로서는 85년 10월 69명의 인명피해를 낸 '브랜다'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피해가 컸던 것은 '얘니' 가 남부지방에 상륙한 뒤 이상 정체현상을 보이면서 많은 양의 비를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특히 6백㎜ 이상의 비가 쏟아진 포항지방에서는 시가지 대부분이 물바다를 이룬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마저 끊겨 시민들이 밤새 고통을 겪었다.

올들어 처음 한반도에 직접 피해를 준 이번 태풍은 1일 오전까지도 남부내륙지방에 머무르면서 1백㎜가 넘는 비를 더 뿌릴 것으로 보여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태풍 '얘니' 가 30일 오후 3시 전남지방에 상륙한 뒤 당초 예상과 달리 이동속도가 크게 떨어져 정체되고 있다" 며 "1일 정오 이후에나 태풍이 우리나라에서 소멸될지, 아니면 동해로 빠져 나갈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고 밝혔다.

1일까지 지역별 예상강우량은 강원영동 및 경북이 50~1백㎜로 가장 많고 ▶전남북.충청 20~80㎜ ▶서울.강원영서 10~50㎜ 등이다.

태풍이 남부지방에 상륙한 30일 전라.경상.동해 및 남해 전해상에 태풍경보, 서울. 경기. 강원. 충청. 서해 중부 전해상에 태풍주의보가 각각 내려졌다.

이날 오후 11시까지 강우량은 포항이 6백5㎜로 가장 많고 ▶산청 4백61㎜ ▶거제 4백1㎜ ▶무안 3백79㎜ ▶남해 3백76㎜ ▶고흥 3백51㎜ ▶해남.정읍 3백2㎜ ▶대관령 2백94㎜ ▶구미 2백66㎜ ▶대구 2백42㎜ ▶서울 51㎜ 등이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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