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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배역 캐스팅 '명성보다 이미지'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TV연기자들이 브라운관을 떠나고 있다.

물론 소위 '스타급' 이라는 딱지가 붙은 이들에 한해서 그렇다는 말이다.

'사랑을 그대 품안에' 의 차인표가 그랬고 '첫사랑' 의 배용준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어디로들 가는걸까. 이들의 비상구는 충무로. 지난 해에 비해 영화제작 편수는 30%까지 줄었다.

하지만 출연 섭외는 부쩍 늘어난 편. 부족한 스타를 TV에서 수혈받기 위해 영화판은 후끈 달아있다.

이런 현상이 방송가의 캐스팅 풍속도를 뒤흔들고 있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이들의 빈 자리에 기량있는 새 얼굴들이 쏙쏙 들어선다.

'순수' 의 명세빈이 그렇고 '내일을 향해 쏴라' 의 유오성과 박선영, '보고 또 보고' 의 윤해영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시청률을 보장해주던 스타캐스팅 시스템이 무너져 방송사는 곤혹스런 표정이다.

하지만 실력있는 신인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기회. 판도가 바뀌었다.

스타캐스팅에 제동이 걸리자 각 방송사의 캐스팅기준이 달라진 것이다.

명세빈의 캐스팅을 맡았던 KBS 한정희 책임프로듀서는 "캐스팅의 1차적 기준은 이미지다. '순수' 의 깨끗한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신인을 과감하게 기용한 것이 주효했다" 고 설명한다. 극중 인물의 이미지보다 스타라는 사실이 우선시되던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MBC도 마찬가지다.

'내일을 향해 쏴라' 에서 유오성의 캐스팅을 두고 주저할 때 정인PD가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였다는 후문. MBC 이은규 책임프로듀서는 "

'스타성' 보다 '배우' 라는 요소에 초점을 맞춰 '기량있는 연기자' 를 캐스팅했다" 고 배경을 설명한다.

하여튼 시청자는 즐겁다.

연기력과 극중 이미지로 승부를 거는 드라마가 늘어나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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