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그리스 코드] 1. 근육질보다 균형미 중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7면

▶ 전령의 신 헤르메스상. 고대 그리스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한 몸의 모습을 보여준다.

고대 올림픽 당시 아름다운 몸매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아널드 슈워제네거형(型)이었을까. 아니다. 근육덩어리 몸매는 오히려 혐오의 대상이었다.

그들이 가장 좋아한 인간의 모습은 고대 그리스 조각의 명장 프락시텔레스가 만든 전령의 신 헤르메스상에서 볼 수 있다.

델포이 신전의 경구 중 '메덴 아간(Meden agan)' 즉 '그 어떤 것도 지나쳐서는 안 된다'라는 말이 있다. 그리스인들이 가장 경계한 것은 '지나침'과 '치우침'이었다. 그들은 지나치고 치우친 근육질보다는 수영 선수처럼 미끈한 몸매를 더 아름답게 보았다.

그리스 조각에서 지나칠 정도로 발달하거나 불거진 근육은 보기 힘들다. 대부분의 신과 영웅들의 모습은 잘 다듬어지고 절제된 몸매를 보여 준다.

그리스인들은 아름다움의 바탕을 좌우 대칭과 균형, 조화의 정신에서 찾았다. 이와 함께 아름다운 몸매에는 이에 걸맞은 지혜와 덕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여, 몸과 마음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지나치는 것을 경계했다.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고 맑아야 한다는 그리스 정신이 바로 올림픽을 만들어 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