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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바캉스] 7. 러시아 스키 리프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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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 모스크바 남서부 참새언덕에 있는 스키장의 리프트를 타면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시민들.

러시아 모스크바 남서쪽 '참새언덕'(옛 레닌 언덕)에 있는 스키장의 리프트는 요즘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러시아는 1년 중 6개월이 영하 10~30도를 오르내리는 동토(凍土)의 나라다.

그렇지만 7~8월엔 영상 30도를 올라갈 정도로 만만찮게 뜨거운 여름이 계속된다. 따라서 적지 않은 모스크바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도시를 떠난다. 그럴 형편이 되지 못하는 모스크바 시민들의 피서지 가운데 하나가 '스키 리프트'다. 하루 평균 2000(평일)~4000명(휴일)의 시민이 찾는다. 이용 요금이 '성인 편도 40루블(약 1700원), 7세 이하 어린이 무료'로 다른 물가에 비해 싼 데다 색다른 시원함을 선사하고 있어서다.

해발 120m의 참새언덕은 모스크바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한때 참새가 많이 살아 이렇게 이름 붙여진 이 언덕에선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리프트는 언덕의 꼭대기에서 모스크바 강이 굽이쳐 흐르는 강변까지 약 400m 길이를 오간다. 최고 13m 높이의 기둥으로 연결된 로프 줄에 2인승 좌석이 부착돼 연신 돌아간다. 추락 방지용 안전장치가 있지만 발밑을 내려다보면 아찔할 정도다. 그러나 리프트에 걸터앉은 시민들은 오히려 스릴을 즐기는 표정이다. 언덕~강변 편도 이용시간은 5분 정도이지만, 내리는 사람들은 시원함을 만끽한 모습이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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