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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부' 조셉 마시노, 측근 배신에 철창 신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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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 마피아의 '마지막 대부'로 불리던 '보내노파(派)' 두목 조셉 마시노(61)가 60여일간의 재판 끝에 지난달 30일 유죄평결을 받았다.

이로써 미국 내 조직범죄는 결정적으로 타격을 입게 됐다고 뉴욕 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에게 적용된 주요 혐의는 7건의 살인과 16건의 협박사건. 이외에 방화.강탈 등 온갖 범죄가 망라돼 있다. 지난 20여년간 보내노파 간부로 암약하면서 저지른 것들이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의 선고공판에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또 별도로 진행 중인 살인사건 재판에서는 사형선고가 내려질 수도 있다.

마시노가 마지막 대부로 불리는 까닭은 뛰어난 조직 장악력과 1992년 출소 이후 10여년간 교묘히 법망을 피해온 수완 때문이다. 뉴욕 내 마피아 5대 패밀리 두목 중 그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이미 수감됐다. 그러나 그는 뉴욕 퀸스지역 내 '카사블랑카'라는 레스토랑의 주인으로 행세하며 마피아 최후의 거물로 활약했다.

별명은 '빅 조이'. 한때 180㎏에 달했던 큰 몸집 때문이었다. 그는 70년대 말 연방수사국(FBI)의 위장침투 작전으로 와해 위기에 몰렸던 보내노파를 재건, 조직의 1인자로 부상했다. 당시 FBI는 조 피스턴이란 요원을 보내노파에 침투시켜 조직원들을 일망타진했다. 마시노도 이 사건으로 수감돼 92년 석방된 뒤 조직을 다시 살렸다. 이 사건은 알 파치노가 주연한 영화 '도니 브라스코'의 소재가 됐다.

특히 이번 재판에선 새 사실이 밝혀져 주목을 끌었다. 그가 피스턴 요원을 조직에 들여보낸 부하 2명을 살해토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FBI 요원들과 결코 손잡지 말라'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 중 한명의 손목을 자르라고 지시했다.

마시노는 거대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치밀한 성격으로도 유명하다. 수사기관의 도청을 피하기 위해 부하들에게 절대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게 했다. 대신 자기에게 말하고 싶은 부하들은 스스로의 귀를 당겨 신호를 보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유죄가 인정된 건 처남을 포함, 8명의 측근들이 죄상을 낱낱이 진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호인들은 "증인들이 '마시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면 형을 줄여주겠다'는 검찰 측 꾐에 넘어가 거짓말을 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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